"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영업인을 아래로 봅니다. 카드모집인은 불법영업의 원흉처럼 매스컴에 나오는데 자존심도 상하고요. 카드모집 단속이 늘면서 '007 첩보전'이 벌어지니 매우 힘듭니다."
30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카드모집인, 대출모집인, 보험설계사, 투자권유대행인 등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전광원 롯데카드 모집인이 토로한 말이다.
이날 16명의 모집인들은 영업단속이나 고용상태 불안정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권 원장은 이를 청취해 향후 제도개선에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자리가 마련된 것은 최근 모집인 수수료 등 영업단속이 강화되고, 금융회사 고용에 의해 대출이나 신용카드 등 금융상품을 유인하는 모집인의 경제적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
올해 3월 기준으로 금융상품 모집인은 46만8000명에 달하는 가운데, 해마다 절반 이상이 교체될 정도로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게다가 불법모집행위가 만연하고 계약유지비율이 저조하면서 모집인에 대한 신뢰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4장 중 1장이 1년 동안 사용되지 않은 휴면카드로, 모집인의 실적을 메우는데 급급한 카드발급이 남발되고 있는 것.
김동민 IBK캐피탈 대출상담사는 "대부업과 사금융의 수수료 사기가 늘면서 제도권의 상담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 대출중개 수수료가 5%로 제한되는 법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데, 교통비를 고려하면 마이너스 된다"고 우려했다.
하숙선 삼성생명 보험설계사는 "가입서류를 간소화 했으면 좋겠다. 16장이 넘는 서류들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제안했다.
권 원장은 "국내 보험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데 있어 모집인의 역할이 컸다. 현장에서 소비자와 가장 접촉이 많은 분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모집인의 근무환경을 잘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원장은 "오늘 나온 내용을 토대로 개선방안을 만들고, 금융회사들이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