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비박주자들(사진 = 김용진 기자)
"누구 눈치만 봐, 절대군주시대인가"...'사당화' 비판도
6일 열린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 후보 경선 서울합동연설회에서 비박경선주자들은 일제히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먼저 5분 동영상에서 박 전 위원장과 자신의 젊은 시절을 비교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박 전 위원장이 '퍼스트레이디'로서 20대를 보낼 때 자신은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한 '투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공천헌금' 파문 관련 비박주자들의 경선 잠정중단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이 '당을 망치는 일'이라고 비판한 것을 의식한 듯 "저는 입당한지 19년이 됐다. 박근혜 후보보다 4년 먼저 입당했다"며 "근데 한 번도 탈당한 적 없다. 박 후보는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탈당하다 왔다. 제게 당을 망친다고 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또한 지난 17대 공천위원장 경험을 언급하며 "깨끗한 공천을 이뤄냈다"며 "돈 공천, 쪽지 공천은 없었다. 오죽했으면 당시 대표였던 최병렬 전 대표 공천을 탈락시켰겠나"라고 '공천헌금' 문제를 비판했다.
김태호 의원도 '공천헌금' 파문에 대해 "막걸리 공천, 고무신 공천"이라며 "고무신 민주주의로 돌아가고 있다. 선거 때 마다 손쉽고 가볍게 한 편협한 정치, 낡은 리더십이 우리의 미래를 가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명까지 바꿔가며 쇄신을 약속했는데 쇄신의 뒷자락에서는 국회의원을 돈으로 주고 팔고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사고팔고하는 것이고, 성매매보다 더 나쁜 짓이다. 이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민주주의를 성매매한 이들에게 전자팔찌를 채워 이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당내 사당화'를 의식한 듯 "누구 눈치만 보고 있다"며 "원칙, 원칙하며 불통, 불통 이미지만 만들고 있다"고 박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역시 '공천헌금' 파문을 '새누리당의 위기'로 규정하며 "공천에서 돈이 오 갔다는 게 웬일이냐. 이 문제는 땀 흘려 치르는 경선을 송두리째 물거품 만드는 큰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실로 밝혀지면, 엄청난 파동이 우리당에 닥칠지 모른다"며 "책임 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이어 "당의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다. 무엇이 무서워 잘잘못을 이야기 하지 못하느냐"며 "절대군주시대인가, 재벌 오너처럼 하고 있다"고 '박근혜 사당화'를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국민과 동떨어져 충분한 검증 없이 경선을 치르면 연말에 조바심 내며 대선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걱정 없는 후보를 내야 연말대선을 우리가 완벽히 준비할 수 있다"고 당내 검증강화를 촉구했다.
또한, 비대위 체제에서 당론으로 정한 '경제민주화' 실현과 관련, 재벌개혁에 대해 "당의 지향도 문제다. 대기업과 부자들을 끌어내리면 살림살이 나아집니까"라며 "배아픈 것은 나아져도 배고픈 것이 나아지지 않는다. 국민에게 헛된 희망과 헛된 꿈을 안겨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