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1인 노인 가구·탈기초수급자 등 적용대상 확대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 가구의 근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대상을 현재 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근로장려세제는 저소득 근로자 가구 지원이라는 정책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 기준이 깐깐해서 실제 정책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부는 지난해 무자녀가구 및 보험모집인·방문판매원까지 수급대상을 늘린데 이어, 내년부터 60세 이상 노인 1인 가구와 일부 탈기초생활수급자에게도 근로장려금을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연말 정기국회 심의과정을 거쳐 제도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지원대상 늘렸지만…'실수급자' 감소 추세 = 지난 2006년에 도입된 근로장려세제는 지난해까지 총 3차례의 제도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지원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최초 제도 입안 당시 4인 가족 기준, 부부합산 1700만원 미만 소득가구에 대해 최대 연 80만원까지 지급되도록 설계됐으나, 2008년에는 3인 가족, 2011년 2인 가구까지 지원대상이 확대됐으며 지원금액도 가구당 최대 200만원까지 늘었다.
주택이나 재산보유 요건도 완화돼 최초 무주택 대상자에게만 지급됐던 부분이 작년 6000만원 이하 1주택 보유자까지로 확대됐다. 하지만 물가상승과 최저생계비 상향조정 등의 영향으로 실수급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09년 59만1000가구였던 근로장려금 수급가구는 2010년 56만6000가구, 2011년 52만2000가구로 줄었으며, 지원규모 또한 2009년 4537억원, 2010년 4639억원, 2011년 4020억원으로 감소했다.
□ 1인 노인가구, 탈기초수급자 등 지원대상 확대 =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말 세법개정을 통해 근로장려금 수급기준을 4인 가구 기준 부부합산 연소득 2500만원으로 확대하고, 오는 2014년부터 보험모집인, 방문판매원 등 영세사업자들도 근로장려금을 수급할 수 있도록 지원대상을 늘렸다.
이에 더해 올해 세법개정을 통해서는 내년부터 1인 노인가구와 기초수급생활에서 벗어나 차상위계층으로 전환되는 일부 저소득 계층에 대해서도 근로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우자와 사별했거나 자녀들과 떨어져 사는 60세 이상 연소득 1300만원 미만인 노인 1인 가구에 대해 연간 최대 70만원의 근로장려금이 지급된다.
또한 근로장려금 신청 이전 3개월 이상 기초수급자였던 가구는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법을 개정해서 신청연도 3월 현재 기초수급자가 아니면 근로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예컨대 내년 2월까지 기초수급자로 주거비나 생계비를 지원 받은 경우, 지금 제도로는 2014년 5월에 근로장려금을 신청해 그해 9월에 받을 수 있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내년 5월에 근로장려금을 신청이 가능해져 내년 9월에 장려금을 받게 된다.
장려금 수급 소요기간이 1년 이상 단축되는 셈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탈기초수급자에게 지급되는 교육비, 의료비 등 이행급여 수급여부와는 관계없이 근로장려금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2014년부터는 근로자 가구를 비롯해, 고소득 전문직 업종 사업자와 일정 규모 이상(복식부기의무 사업자 수입금액 기준) 사업자를 제외한 전 사업자에 대해서도 근로장려세제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근로장려금 수급대상 선정시 활용하는 총급여액 산정 방법도 개선했다. 구체적으로 기존에는 총급여액 산정시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지급 받은 근로소득을 제외했지만 2014년 귀속분부터 이를 포함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이와 관련 "2014년부터 모든 사업자에 대해 근로장려세제가 확대 시행된다. 이 때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가족기업 종사자에게도 근로장려금을 적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제도를 미리 정비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정부는 이번 법 개정을 근로장려금 지원대상자가 늘어날 경우 연간 900억원 상당의 세수가 추가적으로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