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규제 눈가리고 아웅"…카드수수료 인하, 자영업 과잉경쟁 문제제기
새누리당은 13일 대선 공약개발단 '5천만 행복본부' 국민과의 동고동락 간담회 1탄 자영업자편 '2012년, 자영업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공약개발에 담기로 했다. 간담회에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쓴소리도 터져나왔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자영업자 문제를 정책우선순위 중 최고 우선순위로 해놓고 있다"며 "민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영세자영업자 문제는 너무 복잡하고 심각하다. 이것이 방치될 경우 국가경제 전반에 후유증이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한국경제 시한폭탄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 문제와 관련해 여러 정책개발이 되겠지만 오랫동안 축척된 문제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문제가 걸쳐있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는 정책을 찾기 쉽지 않다"며 "하여튼 우리로서는 다소의 무리를 감소하더라도 최우선적으로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말씀드린다. 좋은 말씀 부탁드린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날 자리한 현직 자영업자 신금순(53.음식업)씨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력공급'을 꼽았다. 신씨는 "아무리 인력공급받기 위해 정보지나 고용노동부의 워크넷 이용해도 허수가 많고 실업급여 타려고 하는 사람들 뿐"이라며 "그래서 교포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교포들 급여가 싸다고 하지만 한국인보다 허드렛일, 야간일을 하기 때문에 급여가 비싸다"고 말했다.
차복선(58. 산모도우미파견업)씨는 정부의 일괄적인 취업교육을 지적했다. 차씨는 "요즘 엄마들이 대부분 고학력이라 산모도우미의 질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정부에서 교육받고 와도 업무 특성상 우리가 또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며 "시장이 변했기 때문에 교육차원에서 아동복지과 학생들을 잘 활용해 질 좋은 미국의 '내니 제도'처럼 시스템화 됐으면 좋겠다. 기업이든 정부든 후원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김경배 소상공인 연합회 회장은 "지금 자영업자들이 희망이 없어졌다. 제일 중요한 게 어렵고 힘들어도 희망이 있으면 참고 견딜 수 있는데 지금 사회는 희망이 없어졌다"며 "지금은 빚이 없으면 장사도 못하고 학교도 못가고 결혼도 못하는 시대가 됐다. 태어나서 빚만 갚다 죽는 사회가 됐다"고 정부와 정치권을 질타했다.
김 회장은 이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로 꼽히는 대표적인 마트와 MRO에 대한 규제를 주문했다. 그는 "6년 동안 싸워 유통법·상생법을 만들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대기업들 보란 듯이 90%이상이 장사하고 있다. 민주국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카드 수수료 인하도 눈 가리고 아웅이다. 또, 현금영수증의 1.9%를 용역이 빼 간다. 체크카드 수수료를 빼가는 나라가 어디 있나. 자기 돈 내고 쓰는 거에 수수료를 빼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 회장은 FTA 피해대책으로 만든 소상공인지원법에 대해서도 "별도 기금이 만들어져 지원이 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 있는 돈 다 끌어모아 기재부에서 돈을 안 준다고 했다"며 "법에 희망 가졌는데 아예 예산 자체가 안 만들어진다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 무조건 정권 잡자고 할 게 아니라 진정성 있게 저희와 가슴속에 대화를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장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참석한 자영업자 대부분은 자영업 문제에 대해 과잉경쟁과 대기업의 횡포, 대기업의 골목상권침투를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당 희망나눔 공약단의 김상훈 의원은 소상공인지원책과 관련 "중소기업청과도 별도 지원기금이 될 수 있도록 당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카드 수수료 인하문제에 대해서도 "중소가맹점의 경우 인하기준이 연매출 1억 2000만원으로 협소한데, 3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대형마트의 의무휴무가 지자체의 조례개정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전체적으로 대형마트관련해서는 민주당과 함께 규제강화 입법을 해놓고 있다"며 "또한, 새누리당에서는 인구 30만 미만 소도시에 대형마트의 원천적인 진입을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 중에 있다. 연내에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현재 의원은 "자영업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을 만들고 기금을 만들어 자영업으로 들어가기 전에 사전 교육지도, 경쟁력 강화, 전업 및 퇴출제도 등 세 단계로 나눠 지원하는 소상공인 진흥공단 만드는 법안을 오늘 저를 포함해 34명이 법안 발의했다"고 말했다.
"정부지원책 아는 자영업자들 몇 명이나 될까, 기준 까다로워"…행정편의 비판
한편, 현직 자영업자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정부행정에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재홍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관은 "인력난 문제에 고용환경과 임금격차, 복지수혜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있다"며 이를 위해 시설투자와 인센티브, 취업훈련과 알선 등 정부지원책을 설명하자, 음식업을 운영하는 신금순씨가 "자영업자에게 큰 문제는 종업원 구하기인데 지금 말씀하신 혜택과 정보들을 아는 자영업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으냐"라고 따져 물었다.
신씨는 "노동부에 전화해도 알려주는 사람 적다. 그리고 절차도 까다롭고 고용노동부가 하는 워크넷을 이용해도 잘 안 된다. 워크넷 신청자들이 얼마나 고용 했는지 통계있나"라며 "거의 혜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들의 현실적 문제를 접한 정부 당국자는 관련 현안의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으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선 정책에 반영키로 했다.
이밖에도 대형마트 내에 입점한 판매점과 중계업계-대기업간의 횡포와 최저임금밖에 줄 수 없는 자영업의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새누리당을 이날 자영업자 편을 시작으로 보육, 청년 일자리, 고령화 문제 등 현직에서 일하는 전문가와 정부 당국자를 초빙해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대선 공약에 반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