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개방형세정지원단'을 모집, 600여명의 인력을 채용해 일선 세무서에 배치한 이유는 육아휴직 등으로 발생한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었습니다.
개방형세정지원단 모집 및 배치를 통해 일단은 하위 실무진 인력난을 어느 정도 해소, 급한 불은 끈 모양새인데요.
하지만 중간 관리자층에서도 적지 않은 일손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선 세무서 과장급(사무관) 중 '공석률'이 과거 어느 때에 비해 높게 형성, 이곳 저곳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8월 현재 세무서 과장급 중 30여개 자리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수도권, 그 중에서도 중부국세청에 집중된 모습. 중부국세청에 따르면 대략 25개 안팎의 세무서 과장급 자리가 공석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국세청은 그나마 상황이 나아, 산하 세무서에 과장 없이 돌아가고 있는 과가 10개 안팎 정도라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득불 남의 과 업무까지 책임지고 챙겨줘야 하는 등 직무대리를 해주고 있는 세무서 과장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전언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자리 주인이 와 주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예년에도 어느 정도 공석률이 있었지만 현재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공석률이 높게 형성된 이유는 부산국세청 1급 지방국세청 승격, 중부국세청 조사4국 신설 등 일단의 조직개편을 통해 사무관급 직위가 늘고 명예퇴직 등이 겹치면서 사무관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전언.
특히 지난해 사무관 승진내정자 전원(122명)이 정식 사무관으로 임관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는 어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한편 이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는 이들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14일부터 역량평가에 입소, 8월말 또는 9월초 사무관 승진내정 된 이들의 상당수가 올해 연말 즈음 임명장을 받고 정식 사무관으로 올라 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사무관 승진내정 된 이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내정자' 신분으로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내정자 딱지를 떼어낼 수 있다는 것은 추후 보직 이동 또는 서기관 승진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관운(官運)'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