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위원회 별도 기구 설치 등 입법 추진
시민사회단체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감독당국의 독점권한에 제동을 거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키로 했다.
22일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소비자협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의 주관으로 국회 신관에서 '금융위원회 개혁 법률 준비를 위한 입법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금융소비자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등 금융위 개혁 법률을 의원입법으로 준비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키코(KIKO) 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 전국저축은행사태비상대책위원회 등의 금융피해 소비자단체도 대거 참석했다.
이날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변호사)는 "금융소비자위원회 독립설치와 금융위의 민주적 개혁을 위해 관련 법안의 제정이 시급하다"며 "이 법안이 우리나라 금융의 고질적인 병폐인 관치금융, 밀실행정, 책임회피, 금융소비자 경시 관행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에서 추진하는 법안은 정부권력으로부터 인사, 예산, 업무 등의 독립성을 확보한 금융소비자위원회를 별도 기구로 설치해 감시·견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감독집행기관을 금융감독원으로 일원화하고, 금융정책은 기획재정부에 넘긴 후 금융감독을 분리해 금융감독 및 검사업무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금융감독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이대순 공동대표는 "예전 금융기관이 최근에는 (이익만 추구하는) 금융회사가 되며 공공성이 실종됐다"며 "소비자가 주체가 돼 견제·감독이 절실하다는 측면에서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추효현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이번 법안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보다는 훨씬 합리적으로 보인다"면서도 "금소위가 별도 기구로 설립됐을 경우 기관간 힘겨루기에서 버텨낼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금융위나 금감원은 외부기관인 법원과 국회의 자료요청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는 측면이 강하다"며 "금소위가 별도 기구로서 금융소비자 관련 정보 획득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을 내부에서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명희 금융노조 정책부장은 "우리나라의 금융행정을 축구에 비유하면 공격수(금융정책)가 수비수(금융감독)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중앙집권적인 관치금융으로는 세계적인 금융전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금소위 설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두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하드웨어는 법안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며 일부 포기할 수 있지만 금융감독의 지배구조 변경이나 소비자보호기구로의 변환 등 소프트웨어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