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31일 연찬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당내화합' 물음에도 '침묵'…정몽준·이재오 만남 시기 주목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대선 '필승'을 위해 야심차게 나선 '국민대통합' 행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0일 대선 후보로 지명된 이후, 정치적·세대적 대척점에 서 있던 이들과 '만남'을 가지며 지지율이 반등되는 등 우호적 여론을 등에 업었지만 그 여세가 꺾이는 상황.
지난 28일 전태일 재단 방문이 무산된 이후, 당내 비박계 중심축인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홍사덕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의 '유신' 옹호발언이 알려지면서 같은 '친박'계인 이상돈 정치쇄신위원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마저 비판을 하고 있어 '반대파 껴안기'라는 '통합'행보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유신 및 5.16 쿠데타 등에 이전보다 다른 전향적 자세와 입장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상돈 정치쇄신위원은 홍 전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한 후, "이렇게 된 만큼, 박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그냥 갈 수 없게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친박계와 대선기획단 내에서는 '해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회의원·당협위원장'연찬회가 열린 30일 기자와 만난 한 친박계 의원은 "홍사덕 위원장의 말이 오해가 있다"며 "유신정권의 과만 부각되는 것에 대해 공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논란의 발언이 '오해'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 스스로 관련 해명이나 입장을 밝힐지는 미지수다. 박 후보는 이날 '유신옹호'논란에 대한 질문공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데다, 그동안 5.16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홍사덕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972년 유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력 연장보다 수출 100억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정 전 대표는 전날(30일) "국민을 행복한 돼지로 보는 격"이라고 비판했고, 정치쇄신 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도 "유신 때 긴급조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권 침해를 당했는데 홍 전 의원이 유신을 그렇게 말한 것은 엉뚱한 발언이고 실언 중에서도 심한 실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 역시 30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헌법적 가치를 수출을 위해 부정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헌법 개정시 부적절한 절차가 있었던 유신에 대해 수출과 같은 경제 어젠다로 옹호한다는 것이 와 닿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이재오 의원은 '반대파 껴안기'행보에 대해 "내가 찾아가고 내가 손 내밀면 화해와 통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오만한 독재적 발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또한, 이 의원은 앞서 '경제민주화' 급진적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대중인기에 영합해서 헌법 정신을 왜곡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 전체를 불행하게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행보가 일주일 만에 차질을 빚으면서 '당내화합'을 위해 이재오·정몽준 의원과의 '만남'시기를 앞당길지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