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기 불황에 국내 조선업계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선박 단가가 오르고, 대금 결제가 지연되자 조선사들은 선박 제작과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조선업 자금 공급에 나서 4조원 안팎의 자금을 대출할 방침이다.
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정책금융공사·KDB산업은행·시중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은 '선박 건조 제작금융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오는 3일부터 대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작금융 프로그램이란, 조선이나 플랜트 등 수출물품의 자본재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정부가 우선 빌려주고, 향후 결제가 이뤄진 뒤 조선사로부터 대출을 상환 받는 제도이다.
일반 운전자금과 비교하면 대출상환의 압박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운전자금의 경우에는 1년 단위로 대출만기가 정해지는 반면에, 제작금융은 선박이 인도되거나 대금이 결제된 이후에 대출만기가 설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박을 건조하는 도중에 만기나 상환이 발생하지 않고, 중간에 분할인출도 할 수 있다. 대출기간 중 자금이 더 필요하면 대출한도 안에서 추가로 인출할 수 있는 것.
올해 들어 한국수출입은행은 당초 계획보다 1조6000억원 더 늘린 3조5000억원을 조선사에 대출할 계획이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한편, 대출 문의는 한국정책금융공사(02-6922-6313, 6983), KDB산업은행(02-787-6186, 6187), KB국민은행(02-2073-3832), 우리은행(02-2002-3459), 신한은행(02-2151-2586), 하나은행(02-2002-1563), 외환은행(02-729-0911)에 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선박 수주가 완료된 조선사에 한하며, 대출한도는 선박 건조 소요자금에서 이미 수령한 선수금을 차감한 금액까지 가능하다.
대출이 승인된 뒤 선박이 인도되거나 대금이 결제되면 30일 안에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 계약조건에 따라 대출액 일부를 중도상환 할 수 있다.
윤창호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지원받고,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