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의 실정에 맞는 성장과 복지 사이의 균형점을 찾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말 대선을 코앞에 두고 지난 4·11 총선 때와 같은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할 것을 우려, 우리 사회의 소득불균형 문제를 완화하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장관은 4일 서울시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벨위더 컨퍼런스(Economist Bellwether Conference)에 참석, 우리 경제에 적합한 성장과 복지 사이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박 장관은 연설을 통해 올해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경제가 유럽 재정위기의 재부각으로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한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태풍에, 금번 유럽 재정위기를 장마에 비유한다"며 "언제 끝날지 예고가 없는 장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다양한 지혜를 모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국내 경기도 내수, 생산, 수출 등 실물경기가 둔화되는 등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돼 수출이 금년 8월까지 1.5% 하락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도 둔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우리나라의 양호한 경제 펀더멘탈과 대외건전성 개선으로 대내외적인 복합 위험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7월 취업자가 전년 대비 월 47만명 증가하는 등 고용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물가는 안정세"라며 "GDP 대비 국가채무는 34%로 OECD 평균수준보다 크게 낮아 상대적으로 견고한 재정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외환보유액이 세계 7위로 3100억불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인하 등으로 저소득층 이자부담도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으로 급격한 부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고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내수활성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8.5조원 규모의 재정투자를 보강하고, 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를 조성, 2조원 규모의 PF 정상화뱅크 확충 등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번 유럽 재정위기가 한국경제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던지고 있고, 새로운 정책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한국'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장관은 성장과 복지 사이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통해, 일하는 복지 등 지속가능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실정에 적합한 성장과 복지간의 균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소통을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일하는 복지를 통해 소득 불균형 문제를 완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협력적 기업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경제의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에너지 등 미래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