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5년 동안 납세자로부터 받지 못해 징수를 포기한 세금이 36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숨긴재산 무한추적팀' 등을 운영하며 체납징수에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국세 체납 발생액도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4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2007년 이후 체납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국세청에서 결손처분한 세금이 총 36조4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연도별 결손처리 세액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지난 2007년 6조8710억원이었던 국세청의 결손처리 세액은 2008년 6조9577억원, 2009년 7조1110억원, 2010년 7조6772억원, 2011년 7조8804억원 등으로 5년 새 1조원 이상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6월까지 징수를 포기하고 결손처리한 체납액만 4조6261억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같은 기간 동안 총 82조2572억원의 체납액을 정리했다고 발표했지만, 체납 정리실적의 44.7%는 징수를 아예 포기한 결손처리 금액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손처리와 달리 체납자의 재산을 확인했지만 압류나 공매 등으로 처리하지 못한 미정리 체납액도 지난해에만 5조4601억원으로 많았다.
미정리 체납액도 지난 2007년 3조5747억원에서 2008년 3조9080억원, 2009년 4조1659억원, 2010년 4조9257억원 등으로 늘어났다.
특히 국세청의 연간 체납 발생액이 해마다 가파르게 급증했다.
지난 2007년 18조7051억원이었던 체납발생액은 2009년 20조6685억원을 기록하며 20조원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3조3386억원까지 증가하며 5년 새 4조6317억원이나 늘었다.
박성호 의원은 "무엇보다 국세청이 징수를 포기하는 결손처리를 해마다 반복하는 것이 문제"라며 "결손처분을 체납정리 실적에서 제외해 체납액을 철저히 징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가 최근 지방세 1000만원 이상 체납자 423명의 은행 대여금고를 압류한 결과 14명이 자진해 체납 세금을 납부했다"며 "국세청도 체납자 대여금고 압류 등 은닉재산을 끝까지 찾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정리는 국세징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이나 소득이 없는 경우 실시하는 잠정적인 조치"라며 "국세청은 주기적으로 체납자 관리를 실시해 재산이 발견되는 즉시 다시 징수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