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의원총회 (사진=김용진 기자)
민주통합당 의원총회를 공개하겠다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선언에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박 원내대표를 몰아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8시 국회에서 진행한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자유토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번에 의원들이 서명이 아니라 내게 의총을 요구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에둘러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에 경선 관리 등의 문제를 놓고 의총 소집을 하자며 서명을 했던 40명의 비주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지도부 또한 박 원내대표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강기정 최고위원은 단상 앞으로 나와 "왜 의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공개를 하느냐"라며 "오늘 같은 자리는 비공개로 해서 허심탄회하게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달라"고 박 원내대표에게 요구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여러 의원들이 공개로 해달라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가만히 듣고 있던 일부 의원들은 "비공개로 해달라"거나 "의견을 물어봐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의총 소집에 서명을 했던 안민석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게 정중하게 답변을 요구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뒤 "서명한 의원들에 대해 추궁이 있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민주당에서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7일 의총 소집 서명을 했을 당시 박 원내대표는 대정부 질문 때문에 11일 의총 소집은 절대 안된다고 해놓고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의총을 하겠다고 했다"며 "이왕이면 서명한 의원들에게 미리 알려주는게 좋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의총 소집에 서명한 의원들은 의총을 공개하자고 요청한 적이 없다. 사전에 우리와 상의했다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줬다면 좋았지 않았느냐"며 "의총 소집을 위한 서명운동의 출발점은 조회식의 의총을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인사말 때문에) 벌써 시작한지 30분이 지났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정부 질문이 10시에 시작해 자유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두 시간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대표와 박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으로 30분이나 지났다는 것이다.
이를 들은 박 원내대표는 "서명운동을 추궁한 것이 아니라 이언주 의원에게 물은 것"이라며 "이날 의총을 한 것은 지난주에 서명한 의원 세 명이 왔길래 내가 '13일날 하는게 좋겠다'고 했는데 그 의원들이 돌아가면서도 11일을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총을 공개로 한 것에 대해선 "내가 공개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러 의원들의 요구가 있었다"는 해명과는 전혀 다른 의견이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감추지 못했다. 결국 박 원내대표는 "여러분들이 원하면 비공개로 하겠다"고 한발짝 물러난 후,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