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하나된 유럽의 원동력"
"북한과 군사적 대결 목적없어…북핵 포기하면 전세계 도울 것"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노르딕 피스(Nordic Peace)가 동북아시아에 어떤 시사점과 교훈을 주는지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르딕 피스란 20세기 초반까지 많은 분쟁과 갈등을 겪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지난 100년간 평화와 번영을 유지해오고 있는 현상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슬로 대학교를 방문해 북한 핵 문제와 최근 동북아 정세에 관해 언급하며 이같이 연설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하고, 온 국민이 열심히 배우고 일한 귀결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라며 "국력을 소진해가며 군사력만 키워온 북한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100년 동안 식민지배와 전쟁, 분단을 겪은 우리의 역사를 언급하며 "개인적으로도 한국전쟁 중에 두 형제를 잃었다"면서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것은 온 국민의 소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포기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결해서 이기려는 목적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 전 세계가 북한을 도울 것이며, 이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야말로 평화의 기초이자 하나된 유럽의 원동력"이라며 "역사에 대해 어떤 인식과 성찰이 공유돼야 하는지,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 무엇이 선결돼야 하는지 되짚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독도(일본명 다케시마·竹島)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한·일, 중·일 간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동북아 정세에 대해 우회적으로 일본 측의 각성을 촉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의 운명의식 아래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북극의 평화와 환경보전·자원개발에 초점을 둔 노르웨이의 북극정책(High North)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새로운 길을 열고 지평을 넓히는 '코리아 루트' 개척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친환경적 자원개발 협력 및 북극 항로 협력 등 기후변화 시대에 새로운 기회의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번 북유럽 순방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