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최근 일본 중앙은행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양국간 통화스와프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10월말 시한이 끝나면 다시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냐"며 정치·외교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협력에 여지를 뒀다.
김 총재는 14일 한은 인천 인재개발원에서 진행한 기자단 워크숍에서 한·일 중앙은행 총재간 통화스와프 문제를 거론했냐는 질문에 "중앙은행이 무슨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냐"며 "그런 문제는 서로 꺼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통화스와프가 10월말에 끝나면 그때는 또 이야기하지 않겠냐"며 여운을 뒀다.
통화스와프는 한쪽 국가에 외화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상대국이 외화를 융통해주는 협정으로, 지난해 10월 한·일 두 나라는 통화스와프 규모를 기존 13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확대한 바 있으며, 오는 10월 협정이 종료된다.
김 총재는 최근 양국 간의 정치·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개인적인 친분에도 불구하고 일본 중앙은행 총재를 만나면 시선의 방향까지 신경 쓴다고 밝혀 복잡한 양국간의 관계를 대변했다.
김 총재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 중앙은행(BOJ) 총재와 친한 관계라고 전하면서도 "국제회의에 참가할 때 (언론을) 의식한다"며 "나는 웃고 있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는데 시라카와 총재가 나를 보든지 아니면 서로 반대방향을 보고 있으면 언론에서 '서로 등 돌린 한일 총재'라고 보도할까봐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특히 언론사의 망원렌즈에 잡힐 위치에서는 항상 웃거나 지나치게 엄숙한 표정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쓴다는 것이 그의 전언.
양국 중앙은행의 총재는 한일 외교마찰 이후 지난 8월 30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심포지엄과 이어 9월 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