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내놓은 복지공약을 실제로 반영할 경우 오는 2050년경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현재보다 3배 가까이 급증, 국민들의 세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복지수요, 재정위험, 통일비용 등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문제들에 대비해 중장기적인 세출 구조조정 및 세입확충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19일 조세연구원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장기재정전망과 재정정책 운용방향'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박 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 복지제도 확대 요구, 경제위기 및 재정위험, 남북통일 등 4가지 문제를 장기 재정정책의 주요 환경변화라고 분석하고,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증가로 우리나라의 공공사회복지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본부장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는 계속되고 현재의 복지제도 및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경우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규모는 2009년 9.6%에서 2050년 21.4%로 급증한다.
복지지출 증가는 조세부담률 증가로 이어져 국민들의 세부담을 증가시키고, 국가채무도 늘어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정치권이 지난 4·11 총선에서 발표했던 복지공약을 모두 반영할 경우 2050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규모는 22.6%(새누리당)∼24.5%(민주통합당)로 급증할 전망이다.
총선공약에서 내세웠던 여야의 재원조달 계획이 모두 실현되더라도 2050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02.6%(새누리당)∼114.8%(민주통합당)로 대폭 늘어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33%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가채무가 3배 가까이 급증한다.
최근 계속된 경제위기와 재정위험의 반복도 미래 재정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공공부문 재정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156.4%까지 급증할 수도 있다.
남북경제의 격차로 막대한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통일이 실현될 경우 국가채무 비율은 최대 50% 이상 변동할 가능성이 있고, 통일재원 조달을 위해 국민부담률은 3%p 가량 높아진다.
박 본부장은 "복지수요, 재정위험, 통일비용 등이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국가재정을 악회시킬 경우, 현재 OECD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우리나라 재정은 2050년에 심각한 수준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본부장은 기존의 재정건전화 정책을 세입확충 등 재정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지지출 확대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세출 구조조정 및 세입확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장기재정전망 시스템, 공공부문 재정위험 관리시스템 구축 등 재정제도 개선으로 정책환경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넓은 세원, 낮은 세율에 기초한 조세개편을 통한 세입확충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재원 분담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