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서 지난달 배심원 평결 액수에 7억700만 달러(약 7900억 원)의 추가 배상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8종 및 테블릿 PC에 대한 판매금지 요청을 26종으로 확대한 것으로 외신들이 보도 했다.
애플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 달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에서 배심원들이 평결한 10억5천만 달러에 약 70%를 추가한 17억5700만 달러(1조9500억여 원)를 배상해야 된다.
애플은 12월 6일(현지시간) 판결을 앞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담당판사에게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지난 21일 제출했다. 추가 배상금액에는 디자인 특허 4억 달러, 기능 특허 1억3500만 달러 등이 포함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애플이 추가 배상을 요구한 것은 미국의 특허법이 고의적인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배심원 평결금액의 최고 3배까지 징벌적 배상판결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은 이 소장에서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26종과 태블릿PC에 대해서도 영구적인 미국 내 판매금지를 요청했다. 판금 대상이 기존 8종에서 18종 더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만하임 법원은 지난해 6월 애플이 제기한 삼성이 자사의 특허 6건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터치스크린의 반응 하는 방법에 관련 된 멀티입력 기술 등 2건은 특허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고 4건은 심리가 유보되었다.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도 지난달 31일 애플과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서로 제기한 8건(애플 제기 2건, 삼성 제기 6건)의 특허 관련 소송과 가처분신청 중 애플이 ‘미디어플레이어 콘텐츠와 컴퓨터의 정보를 동기화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며 제기한 1억엔(약 1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영국 고등법원도 삼성전자가 제기한 디자인 비침해 확인소송에서 태블릿PC 갤럭시탭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지난 7월9일 판결했다.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승소한 소송은 미국 법원에서 판매금지를 당한 디자인과 동일한 내용으로 그 의미가 깊다.
호주 대법원도 지난해 9일(현지시간) 애플이 제기한 상고심에 대한 심리를 연 자리에서 애플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당초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었다. 앞서 영국법원은 애플이 HTC에 대해 제기한 `밀어서 잠금해제` 등 인터페이스 관련 특허 침해 소송에서조차 HTC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반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의 배심원들은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을 제외한 특허 7건 중 6건을 고의적으로 침해 했다며 10억5천만 달러의 배상 평결을 내렸으며 판사의 확정판결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서 애플이 이긴 곳은 애플의 안방인 미국이 유일하다.
한편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거액의 배상평결을 받자 애플도 삼성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무선인터넷업체 언와이어드 플래닛은 네바다 리노 지방법원에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는 모바일기기와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콘텐츠스토어, 위치기반 서비스, 푸시 알림 등의 분야에서 애플과 구글이 총 20가지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여러 나라에서의 의미 있는 판결은 삼성의 정당성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의 소송은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재판부가 공판 시간과 증인·증거를 제약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삼성이 충분하고 공정하게 애플의 주장에 대응할 수 없었다”며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고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재심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