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국제 곡물가격 급등의 여파로 발생할 사료값 인상 및 수급불안을 막기 위해 일부 사료용 곡물에 대한 할당관세 수량을 확대한다.
제지 및 골판지 업계에서 사용하는 옥수수 전분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대체제인 '매니옥' 전분의 할당관세 한계수량을 상향조정해 공급량을 늘린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할당관세령 개정안'을 상정하고, 의결을 거쳐 다음달 초에 공포·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할당관세란 가격안정, 수급원활 등을 위해 정부가 수입품목의 기본관세율을 40%p 범위 내에서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탄력관세제도다.
재정부는 최근 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자, 곡물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사료 가격의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당관세 카드를 빼들었다.
우선 재정부는 사료용 근채류의 할당관세 한계수량을 현재 60만톤에서 80만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사료용 근채류는 벼과 건초류, 옥수수 속대, 고구마 줄기 등으로 축산농가에서 초식가축 먹이용으로 쓰이며, 섬유질 배합사료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재정부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사료용 근채류에 대한 수요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고, 여름철 이상고온 및 태풍피해로 국내 조사료 수확량까지 감소해 수급안정을 위한 수입물량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273만4000마리였던 한우 사육두 수가 올해 6월 기준 310만9000마리까지 늘어나는 등 한육우 사육을 위해 필요한 사료량도 증가해 사료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사료용 근채류 수입확대가 요구된다.
한편 제지 및 골판지 업계의 원재료 가격 인상을 막고, 원활한 원료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매니옥 전분의 할당관세 한계수량도 현행 1만5000톤에서 2만9000톤으로 2배 가까이 늘린다.
매니옥 전분은 타피오카 뿌리에서 추출한 천연고분자로서 점도와 탄력이 우수해 종이 생산시 지력증강 등의 목적으로 제지 및 골판지 업계에서 주로 사용한다.
평소 매니옥 전분 대신 옥수수 전분이 사용되지만 최근 옥수수 가격 급등으로 국내 옥수수전분 생산업체들이 공급을 중단·감소시킴에 따라 대체제인 매니옥 전분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옥수수 전분 공급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매니옥 전분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싸지고 있어 값비싼 옥수수 전분 대신 사용량이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할당관세 규정안은 10월 초부터 공포·시행할 예정"이라며 "할당관세 관련 품목의 가격 안정과 수급 원활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