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 아닌 코미디'-강금원 증인 질타
금감위 소속 직원들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
29일 금감위·금감원 국정감사는 첫 시작부터 대통령 친인척 비리 의혹과 관련된 안희정, 노건평 씨 등 핵심증인들의 불참으로 삐거덕거리기 시작, 결국 국감 내내 대통령 친익척 비리 의혹에 대한 추궁이 이어져 청와대 국감을 방불케 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냉·온탕식 신용카드정책과 현투·대투 공적자금 투입, 상호저축은행 부실 등이 현안문제로 도마 위에 올라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국감 대부분의 시간이 '오아시스워터', '권양숙 여사 담보' 등과 관련된 비리 의혹에 대한 추궁으로 얼룩져 이날 국감의 당사자인 금감위·금감원 소속 직원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돼 버렸다.
'국감이 아니라 코미디'
이날 국감은 오전 내내 증인출석 문제 등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다 오후 2시에야 속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22명 가운데 불참한 안희정씨 등 11명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여부를 두고 또다시 논란을 빚은 끝에 오후 3시경에야 국감이 재개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오아시스워터' 관련 증인으로 참석한 강금원 창신섬유 대표가 "집에 가도 되나? 이런 식으로 하니까 개혁하자는 것 아닌가"라며 "국감이 아니라 코미디"라고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에 한나라당 임진출 의원이 "국회를 모독한다"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강 대표는 "금감원도 업무 중단하면서까지 나왔을 텐데 6시간 동안 국감이 진행된 게 없다"며 "기업에서 이런 일들 하면 전부 파면감"이라고 끝까지 응수한 뒤 "무식해서 말을 잘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아닌 사과를 해 작은 소동이 일단락 됐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강 대표의 항의를 듣기만 해 6시간 동안의 파행을 일부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朝變夕改'하는 신용카드정책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신용카드 규제완화 대책과 관련 정무위원들은 "정부의 카드사용 장려정책으로 카드사와 가계 대출 부실 등의 위기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카드규제를 다시 완화한 것은 부실 정책의 재탕"이라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조재환 의원(민주당)은 "신용카드 규제가 다시 완화되면 그동안 헐값에 연체채권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한 카드사들은 손해를 보고 배째라 식으로 버티던 카드사들이 오히려 이득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병석 의원(통합신당)도 "카드사의 현금대출 비중 50% 이하 준수사항을 올해에서 내년으로, 다시 오는 2007년으로 계속 연기하는 것은 카드사의 잠재부실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카드사 경영 부실의 일차적 원인은 땜질식, 냉온탕식, 비일관적인 정부 정책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지난 3월 발표 당시 조치는 카드사용이 연간 10%정도 증가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경기침체로 인해 2/4분기 동안 카드사용률이 18.9%나 감소했다"며 "내년말까지 현금대출비중 50% 이하를 맞추려면 25조원의 자산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상당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어 연착륙을 유도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또 카드사의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연체율 10% 상향조정 방침과 관련 "카드사들에 대해 연체율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카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어서 현재 검토이며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투·대투 추가공자금 투입-'경영실태, 부실책임 규명 우선돼야'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에 대한 추가공적자금 투입방안과 관련 국회 정무위원들은 "공적자금 재투입 논의에 앞서 경영실태와 부실책임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로 신중론을 제기했다.
박주선 의원(민주당)은 "한투와 대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면 공적자금 투입의 불가피성과 투입규모 및 회수방안 등에 대해 국민적인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적자금 추가투입결정에 앞서 상세한 경영실태와 부실책임 등에 대한 금감원의 규명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금감원의 향후 대책을 추궁했다.
박병석 의원(민주당)도 "지난 2000년 4/4분기부터 올 1/4분기까지 한투와 대투 등이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점검항목 10개중 4개이상을 이행하지 못해 MOU 미이행 비율이 42.9%에 이르는 등 자구노력을 게을리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조재환 의원(민주당)은 "공적자금의 투입보다는 종합금융 업무의 우선 허용이나 비과세 상품 우선 판매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익원 창출을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