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규모 부실사태 가능성 낮아"
재정·금융당국 합동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을 점검한 결과, 국내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거나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 최근 가계부채 규모, 증가속도, 신규연체율 등을 조사한 결과 단기간에 가계부채가 대규모 부실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정부 재정·금융 합동부처는 27일 제2차 거시경제금융대책회의를 열어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과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결과, 현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이 장기적으로 침체국면에 접어들거나 가격이 순간적으로 급락하는 이른바 '버블 붕괴'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 인구증가율이 둔화되고 1인 가구도 늘어 소형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겠지만, 오는 2035년까지는 가구증가 추세가 이어져 부동산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에 장기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100%에 못미치고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도 지난 2010년 기준 363.8개로 미국(409.8개), 영국(438.7개), 일본(450.7개)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물론 2000년대 초반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장기적인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가격이 급락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재정부는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스페인 등과 비교할 때 2000년대 주택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격조정폭도 비교적 완만하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는 최근 주택거래 시장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시장심리가 추가적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 아래,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취득세, 양도세 감면 등 거래세 한시 감면조치 등을 통해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날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최근 수도권 중심의 주택거래 위축으로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부채는 총 922조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순수 가계대출은 868조4000억원, 주택담보대출은 395조4000억원로 전체 가계대출의 45.5% 정도다.
정부 분석결과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가계대출 가운데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도 0.40%수준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말 357조6000억원에서 6개월 만에 372조8000억원으로 9.1% 증가했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011년 12월 389조2000억원(8.8%↑), 2012년 6월 395조4000억원(6.1%↑), 7월 396조(5.5%↑) 등으로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부는 "가계부채의 규모, 증가속도, 연체율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가계부채가 대규모 부실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의 88%가 중상위 소득계층에 집중되어 있고, LTV(담보인정비율)도 47~48%로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 등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다만 정부는 경기둔화가 지속될 경우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취약계층과 LTV 비율이 높은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재정부를 비롯한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 등 재정·금융·통화당국은 향후 이와 같은 내용의 합동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범정부적 차원의 가칭 '거시경제금융안정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최초 합동 보고서는 오는 연말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