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국고채 인수를 조건으로 금융기관에 불법적인 지원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5일 재정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국고채의 원활한 인수를 위해 삼성증권 등 유력 금융기관에게 3년 동안 최소 384억원을 지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재정부는 감세정책으로 어려워진 국가재정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2009년 84조원의 신규 국고채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2008년) 대비 63% 늘어난 규모다.
재정부는 금융기관들이 이를 인수하게 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을 통한 금융지원안을 내놨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은 국고채원리금 상환 등 공공목적에만 활용하는 기금으로 만약 여윳돈이 생기면 유가증권을 매입하거나 금융회사에 예치 또는 대여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 운용기준을 엄격하게 한정하고 있다.
또한 재정부는 공공자금관리기금 중 여윳돈이 400억원 이하면 한국은행에, 400억원 초과분은 한국증권금융에 맡겨 운용해 왔다.
하지만 재정부는 2009년 5월 고시 기준을 변경, 한국증권금융에게 맡긴 자금의 50%를 국고채전문딜러(국고채 매매가 가능한 금융기관)로 지정된 20개 기관에게 국고채 인수를 조건으로 기준금리보다 절반이나 낮은 이자를 적용해 대출을 해준 것.
지난 3년간 국고채전문딜러 금융기관에 낮은 이자로 대출해 준 금액은 무려 135조원이며 손실을 입은 이자수입은 384억원이었다.
이 중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기관은 삼성증권으로 지난 3년간 50억원의 혜택을 받았으며 한국투자증권은 40억원, 동양증권 37억원, JP모건체이스가 27억원 등이다.
홍 의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은 정부 내 어떤 기금보다 엄격하게 관리돼야 하는데도 장관이 마음대로 활용한 것은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이는 부자감세 등으로 인한 정부 정책의 실패를 꼼수로 만회하려는 것으로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