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국현 화가 작품(왼쪽부터 '즐거운 식탁' , '친구들')
색의 연금술사란 별명을 가진 정물화가 가국현 씨의 개인전이 5일 서울 청담동 비앙갤러리에서 열렸다.
비앙갤러리의 개관 기념전으로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씨는 마블링 기법을 사용해 일상의 꽃과 식탁을 신비롭고 환상적인 느낌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근작 30여점을 선보인다.
가국현 화가는 빨간색과 청록색, 노란색과 남색 등 원색을 활용해 다양한 꽃과 사물의 이미지를 파스텔화처럼 묘사하는 작가이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화병의 꽃과 주전자, 식탁, 악기 등 사물에 빛의 명암을 대비시켜 신비감을 살려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의 고유한 조형어법과 기법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정물화는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가 씨는 화병에 꽃혀진 꽃 외에도 일상적인 사물에도 조명을 주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사물들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던 사물에서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남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세종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네 번의 충남 미술대전 특선과 대전 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 수상경력을 다수 갖고 있다.
화려하면서 자유로운 색채를 보여주는 가국현 작가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보면 즉흥적이자 형식에서 탈피한 구성이지만 자세히 보면 자유분방한 듯 보기 좋은 계획적인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색 사용에 있어 뛰어난 감각을 인정받고 있다. 밑그림 작업에서 오랜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색을 입히는 과정에서 칠하고 말리고 중첩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색의 풍부함과 깊이감을 더한다. 또 대담한 색상대비를 통해 그림에 대한 집중력을 높인다.
간결하게 대상을 표현하는 가 작가는 비움의 미학을 추구해 형태만 보면 허전해 보일 수 있지만 풍부한 색채감을 살려 비어있는 듯 꽉 찬 충만감이 들게 만든다.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꽃은 그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소재 중 하나다. 선명한 색으로 유려한 꽃의 모습을 담아내면서도 전체적인 어울림에 신경을 쓴 작품들을 선보인다.
변상형 한남대 교수는 "몇 가지 안 되는 색으로 배색을 마친 묘하게 화려한 색면(色面)들은 아주 세련되게 표현되어 있다"며 "그의 농익은 색감은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색의 설계도로 화면을 구성한다"고 평했다.
변 교수는 또 "구상과 추상이 이미 하나의 길에서 만나 사이좋은 친구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다"며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가 씨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02)544-5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