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자은행인 산업은행이 임직원들에게 시중이자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사실이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산업은행,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6월 20일부터 8월 25일까지 45일간 산은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385억원 상당의 변칙적인 회계처리 부분을 적발해 냈다.
국세청의 세부적인 적발내용을 보면 ▲임직원에 대한 업무무관가지급금 72억7천400만원 ▲인정이자 11억100만원 ▲고가매입 291억1천100만원 ▲비거주자이자소득 10억4천500만원 등이다.
이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임직원에서 지난 1998년 518억3천500만원, 1999년 391억200만원을 각각 연리 1%와 9%(당시 시중이자 12.15%)로 빌려주고 이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또한 스위스현지법인을 폐쇄할 때 실제가격보다 훨씬 높은 291억원 상당의 고가로 자산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산업은행에 대한 조사 결과, 비거주자에 대한 이자소득을 잘못 처리한 것과 인정이자부분에서 상당액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으나 2조원 가까이 되는 이월결손금 때문에 비용이 부인돼 추징액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측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자료제출에 미비한 부분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실제 국세청으로부터 지적 받은 부분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며 “100% 정부출자기관인 산은이 자기식구들 마음대로 돈 잔치나 하는 작태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정이자라는 것은 법인이 사용인이나 출자자 등 특수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회사 자금을 무상 또는 낮은 이율로 대여한 경우에는 이 금액에 대해 소정의 이자수입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해 과세소득 계산상 익금(益金)에 산입하는 것을 말한다. 가지급금은 현금지급이 이뤄졌으나 이를 처리할 계정과목이 확실치 않아 일시적으로 처리하는 계정으로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에는 가지급금 계정이란 게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