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최근 관세사회의 이같은 규정이 관세사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해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관세사회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주심·윤재식 대법관)는 판결문을 통해 "관세사회의 복무규정은 건전한 통관질서를 확립하고 직무보조자의 부조리를 방지해 불공정한 거래행위를 예방하고자 제정됐으므로 관세사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관세사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관세사 뿐만 아니라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자격사들에게도 그 동안 고질적 병폐였던 사무장 등에 의한 부당한 업무유치행위를 방지하여 전문자격사 업계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해설] 왜 대법원까지 가야했나?
관세사 장모씨(61세)는 99년 4월1일 K관세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다른 사무소에 근무하던 심모씨등 3인을 채용하고 이들의 이름을 넣은 '관세사개업안내' 전단을 작성하여 전 근무지 거래업체에 송부하는 등 영업유치 활동을 했다.
이에 관세사회 징계위원회에서 복무규정 위반으로 심씨등 3인에 대해 2월∼6월간 취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장모 관세사는 관세사회 징계위원회 처분이 부당한 사업활동 제한 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공정위에서는 "관세사 직무보조자는 대가를 목적으로 사건유치만을 주된 임무로 하는 것이 아닌한, 관세사 업무보조의 한 방법으로 사건유치를 할 수 있다"며 관세사회에 과징금 7천150만원을 부과하고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사실을 일간지에 게재하도록 처분했다.
이후 관세사회는 1999년 10월 서울고등법원에 집행정지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 판결이 났으며, 올 1월10일 대법원에 상고이유서 제출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관세사회는 상고이유에서 "심씨 등 3인이 종전 거래처에서 근무하면서 획득한 거래처에 대한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므로 이를 전직과 동시에 새로 취업한 관세사무소의 이익을 위해 활용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사회는 "복무규정 내용은 통관질서유지를 위한 공익적 목적과 전문자격사로서 관세사 책임이행을 위해 필요한 규정"이라면서 "이 규정이 존속됨으로써 유지되는 이익과 만일 이 규정이 폐지될 경우 초래될 부작용과 비교형량 하더라도 유지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