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국정감사장에서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년 반복되는 대규모 세법개정과 관련, "(재정부 장관인) 저도 정신 못 차릴 정도인데 국민은 더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국정감사장에서도 어김없이 빈번한 세법개정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조세분야 국정감사에서 "재정부의 잦은 세법개정으로 인해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조세정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조세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5년(2007~2011년)동안 무려 2222개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연평균 444개에 달하는 수치다. 법률 개정이후 수반되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까지 감안할 경우 개정되는 법령 수는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조세정책의 당사자인 국내 외국계 기업, 중소기업들의 불만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기업들은 조세행정과 관련된 애로사항 가운데 '잦은 세법 개정'은 단연 1위(외국계 기업 57%, 중소기업 40.7%)로 손꼽을 만큼 피로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국내 중소기업들은 너무 자주 바뀌는 세법 때문에 회계처리, 세무신고 등 통상적인 업무를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잦은 세법개정은 국가의 중장기적 조세정책 방향성에 일관성을 저해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정부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도를 떨어뜨리고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불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일례로 업계와 정부사이에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설탕관세율' 문제만 하더라도 2009년 당시 국회에서 40%에서 10%로 낮추는 입법안이 제시됐지만 정부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해 말 5%p 인하하는 정부안이 제시된데 이어, 작년에는 5%로 30%p 인하하는 정부안이 제시되는 등 갑자기 정책방향이 180도 바뀌어서 시장에 혼선을 줬다는 지적이다.
이 원내대표는 "매년 세법개정안 입안 과정에서 중장기 조세정책방향과 일관성 유지 및 세법개정 이후 효과분석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박재완 재정부 장관에서 개선대책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