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과세당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정보 활용을 폭넓게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8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지하경제와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세정환경이 열악하며, 탈세의 주요 수단인 현금 거래에 대한 감시체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는 GDP대비 27.6%로 최근 금융·재정 위기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스페인(20.5%), 이탈리아(23.2%), 그리스(26.3%), 포르투칼(28.2%)의 유럽 4개국 지하경제 규모와 비슷하다.
특히 이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 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8년 OECD 통계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1.3%로 OECD 평균인 15.8%나 G-7 평균인 10.7%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의원은 "특히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이 상당히 높은데, 2005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10차례의 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이 4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탈세의 주요수단인 현금 거래에 대한 감시체제가 없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6월말 현재 시중에 풀린 5만원권 발행 잔액은 모두 28조7981억원으로 1년만에 32.7%나 증가한 반면 올해 상반기 환수율은 5만원권이 66.4%로 1만원권의 115.3%나 5000원권 95.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 의원은 "이는 시중에 떠돌거나 숨겨져 있는 5만원권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으로 일부는 세금을 포탈한 검은 돈이나 뇌물 등 지하경제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실물거래 증빙 중심의 현제 과세인프라는 자료상이나 무자료 거래, 현금 매출 누락 등으로 인해 소득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수집한 혐의거래보고(STR),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자료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혐의거래보고(STR)란 1000만원 또는 5000달러 이상 금융거래 중 불법재산, 자금세탁행위 또는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와 관련되어 있다고 의심되는 거래, 고액현금거래보고(CTR)은 같은 금융기관에서 1일 1인당 합계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에 대한 보고를 말한다.
이 의원은 "현재 STR, CTR 자료를 100% 활용하는 호주 국세청의 경우 이를 토대로 2009년 2억 7300만 AUD, 한화로 약 31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월 이 의원은 현재 조세범칙 세무조사 사건 등으로 매우 제한되어 있는 FIU정보 활용범위를 국세의 부과·징수 업무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