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1일 오후에 열릴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앞서 "올해 2월 7일 산은 강남지점에서 (주)썬앤문에 발급한 잔액증명서가 미화 3억8천156만8천911달러(한화 4천483억4천347만원)로 발급됐는데 실제 잔고는 미화 381만5천639달러(한화 44억8천338만원)으로 100배 이상 금액이 부풀려 졌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썬앤문은 이 잔액증명서를 같은 해 3월 7일 (주)대농 입찰과정에서 보나컨소시움(썬앤문 대주주) 서류로 첨부했는데 입찰 당시 자격기준이 예금잔고 1천250억원 이상이었다"며 "그러나 나중에 잔액확인 결과 문제가 발견, 썬앤문의 입찰 자격이 박탈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썬앤문은 이로부터 100여일이 지난 5월 23일경 경찰청이 내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예금잔액증명 발급오류를 자체적으로 산은에 통보하고 이날 산은 강남지점에서도 발급오류 확인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 "이미 3월 7일 당시 대농의 투자유치 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산은 강남지점에 썬앤문의 잔액조회를 통해 잔고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입찰자격을 박탈했다"며 "이미 이때 잔액증명서가 잘못 발행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텐데 이를 묵과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썬앤문과 산은 강남지점과는 기존에 뉴월드호텔 283억원, 인천 송도비치호텔 137억원 등 총 400억원의 여신거래가 있었다"며 "이 같은 사실 관계를 감안하면 썬앤문과 산은 강남지점이 공모해 대농의 입찰을 위해 잔액증명서를 발급했다는 의혹이 크다"고 제기했다.
한편 산은이 허위 잔고 증명을 해준 (주)썬앤문은 지난해 3월 서울지방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자 추징세액을 조정하기 위해 같은 해 7월, 세무대리인 박모씨를 통해 홍성근 前서울청 감사관에게 5천만원의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로 인해 홍 前감사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