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사내유보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재차 제기됐다.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 기획재정부 조세분야 국정감사에서 "재벌 그룹의 과도한 사내 유보금으로 인해 일자리 창출에 장애요인이 생기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설 의원은 "2012년 3월말 기준, 45개 기업집단의 사내유보금은 313조원이며, 이중 10대 재벌그룹이 183조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갖고 있다"며 "경제 정책의 과실(果實)을 재벌 기업만 독차지하며, 고용 없는 성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설 의원은 "경제가 선 순환 구조로 돌아가려면 기업이 투자를 해서 고용을 늘려야 하는데 이것이 잘 안 될 경우 제재를 가해 (우리가)뚫어야 한다"며 "과도한 사내유보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는 것이 '경제처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프랑스의 경우 매출액이 115억원을 초과하면(한화 기준) 법인세의 3.3%를 '사회세'로 부과하고, 미국 역시 과다하게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경우 15%의 '유보이익세'를 부과하는 등 선진국들은 기업이 적정 사내유보금을 초과할 경우 과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지난 2006년까지 사내 유보금에 과세하는 제도는 운영해 왔다"며 "1999년 기업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영향이 있어 몇 차례 폐지 권고가 있었고 몇 년 뒤 폐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현재 사내 유보금은 부동산 등 유·무형 자산을 포함하고 있어 유보가 많다고 투자를 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설 의원은 "현재 313조라는 사내 유보금은 우리 예산에 버금가는 것인데, 이렇게 두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이렇게 많은 것(사내 유보금)을 기업이 가지고 있으니 경제가 안 뚫리는 것"이라고 과세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