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이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고배당·먹튀' 의혹과 관련 정무위 의원들과 뜨거운 논쟁을 펼쳤다.
8일 리차드 힐 SC은행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쏟아내는 '고배당·먹튀' 의혹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맞받아쳤다.
이날 국감에서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SC은행이 부동산 매각을 한 자금의 전산부문 투자여부를 집요하게 추궁하며, "(리차드 힐 은행장이)위증을 했을 경우 고발해도 되느냐"고 몰아 세웠다.
김 의원은 "SC은행이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500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매각하고 지점수도 10% 가량 줄였다"며 "먹튀를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매각금액 3500억원을 IT시스템에 재투자한 것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제출해 달라"며 "알리안츠그룹이 한국 진출 이후 IT시스템을 바꾸는데 총 380억원이 들었다고 하는데 SC은행이 지난해에만 IT시스템에 재투자한 금액이 3500억원이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국에 있는 SC은행의 전산부문에 재투자를 한 것이 맞냐"며 "위증이면 고발해도 되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리차드 힐 행장은 자료 제출을 약속하며 "부동산 매각대금의 상당부분은 IT부문에 재투자했다"고 재차 답변했다.
SC은행의 고액 중간배당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리차드 힐 행장이 "한국이 최대 해외투자국으로 6조1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지금까지 본사에 배당된 것은 3%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명하자, 김 의원은 "제일은행을 인수한 것을 투자 금액으로 보면 안 되며 3% 배당 운운하는 것은 정무위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이어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본사로 송금된 배당 금액에 대해 물었고, 리차드 힐 은행장은 "중간배당액까지 합하면 한국SC금융지주에 7500억원, SC그룹 본사에 2310억원을 배당한 것은 맞다"고 답변했다.
또 리차드 힐 은행장은 ‘배당률이 지나치게 높고 SC은행이 한국시장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는 박 의원의 질의에 대해 "(SC은행의 한국시장 철수설은)사실 무근이며, 42개 은행 지점이 통폐합된 것은 맞지만 그 비용은 300여곳의 지점 리노베이션과 IT쪽에 재투자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편 SC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500억원(대손충당금)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2000억원을 중간배당하고, 이중 1500억원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그룹으로 송금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금융당국의 반대에 부딪쳐 1000억원 중간배당으로 후퇴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