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경쟁력 높여야…장기적 과제의 해결책 제안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대선 후보 친·인척의 주가조작 등 주식시장 불법 거래와 관련한 문제들이 주요쟁점으로 다뤄졌다.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0시간 가까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이 진행된 가운데, 90% 이상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 후보와 관련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 불법 투자, 주가조작 등 여야 공방 치열 = 민주통합당 이종걸, 정호준, 강기정, 김영주 의원 등은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기업인 대유신소재, 스마트저축은행, 신우 등을 문제 삼았다.
코스피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 회사 대유신소재는 불법 투자 및 스마트저축은행으로부터 편법 대출을 받은 의혹 등이 제기된 상황.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박영우 회장은 박근혜 후보의 조카사위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단기 매매 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아 금감원 조사가 진행중이다.
마찬가지로 코스피에 상장된 신우 역시 박근혜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전(前) 법무법인 새빛 변호사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혁세 금감원장은 "대유신소재와 관련해서는 정상적인 계약으로 보고 있다. 검사를 하고 있다"는 미온적 태도를 보여,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야당의 문재인, 안철수 후보도 공격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가 2003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당시에 부산 소재의 무허가 주택을 매입한 의혹을 비롯해 안철수 후보가 안랩(전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로 재직 당시 불법으로 사채를 발행한 사실 등에 대해 의원들은 확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재성 법무법인 부산 변호사는 '정치 공세'라는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다.
■ '하우스 푸어'·가계 부채 문제 등 금융계 현안은 어디로 =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 문제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상환 부담이 늘고 있는 중산층(하우스 푸어)의 해결책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금융 산업의 장기적 과제로 볼 수 있는 경쟁력 제고나 저축은행의 선진화에 대한 논의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김종훈 의원(새누리당)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10~20위권에 들어가는데, 금융 경쟁력은 50위권 밖이다. 외국자본이 유입되는 것에 대해 위험하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를 적절하게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공감하는 부분이 크다.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민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려면 자본에 대한 개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종훈 의원은 또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지금도 진행 중인데, 피해자들이 금감원에 대한 원망이 크다. 비리 공무원들이 퇴사 후 다시 취직한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재경 의원(새누리당)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추가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예금자들이 불안한 상황"이라며 "과거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을 보면, 적기에 감리가 안 돼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혁세 금감원장은 "공감하고 있다"고 밝힌 뒤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어 감리를 바로 실시하겠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