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두 대선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당의 대선 후보가 단일화 등을 이유로 후보자 등록한 이후에 중도 사퇴한 경우 국고보조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공식 의견이 나왔다.
11일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사진)은 대통령 후보가 중도 사퇴한 경우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에 질의한 결과 이같은 결과보고서를 제출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공직선거 시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의 지급 사유 및 근거인 정치자금법 제25조제2항에는 각 선거 후보자등록 마감일후 2일 이내에 당해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국고보조금 수령 자격과 관련해서는 후보자등록 당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 정당에 대하여는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법 제27조 제4항)하고 있다.
하지만 국고보조금의 지급시기를 '후보자등록 마감일후 2일 이내'로 규정(법 제25조 제4항)하고 있을 뿐, 후보 사퇴의 경우에 대하여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후보등록후 후보가 사퇴한 정당에도 국고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중심당은 심대평 씨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 국고보조금으로 15억여원을 지급받은 후, 이회창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유로 심 후보가 사퇴한 사례가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대통령선거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보조금이 지급되지만, 후보자가 '2개 이상의 주에서 대통령직 당선을 위한 노력을 현실적으로 중지한' 경우에는 입후보자의 자격을 상실하고 보조금을 받을 자격도 상실한다. 이와함께 이미 수령한 보조금 중 적격 선거운동경비에 사용되지 아니한 액수는 반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와 같은 해외 사례에 비춰볼때 "국내의 경우도 최종후보를 내지 못한, 또는 선거 전 후보가 사퇴한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제도 운용상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국고보조금 지급 취지를 고려할 때 보조금 수령 이후 바로 사퇴하여 사실상 선거에 임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환수할 수 없는 점은 국고보조금의 운용 취지에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선거에 임하지 않은 후보 또는 자진 철회하거나 당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수령하는 것은 '정치자금법'의 취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사퇴후보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에 관련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의 예와 같이 국고보조금을 지급받고 사퇴한 후보가 소속된 정당으로부터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현행 정당보조금제도를 수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류지영 의원은 "올해 대선의 경우 새누리당과 민주당 기준으로 국고보조금이 약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보를 내지도 않는 정당에 대해 막대한 국민의 혈세 낭비가 낭비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위 국고보조금 '먹튀'를 막기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객관적인 조사연구기관에 의해 입증되었다"며 "민주통합당은 법률안 개정에 반드시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