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의원 "사실상 당시 국장이 지시한 것"
'청와대와 사전 협의 필요'라고 쓰여진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조사 문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열심히 하란 차원에서 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당시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이었던 정중원 현 공정위 상임위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담당자가 열심히 긴장감을 가지고 조사할 필요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상임위원은 "혹시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있다가 위에서 보고를 하라는 요청을 받으면 보고하기 어렵지 않느냐"라며 "가장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내용 중에서 이런(청와대와의 사전 협의) 내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나는 맡은 사건만 18건이기 때문에 4대강 담합 사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관리자 입장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하라는 차원에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이에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표현이 애매하다"며 "신중하게 조사하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지시했더니 결국에는 (밑에 직원이) 청와대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민 의원은 "결국 정 상임위원이 주도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를 들은 정 상임위원은 "관리자 입장에서 (직원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이런 표현을 쓰라고 했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며 "정확히는 어떤 표현인지 기억이 안난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한 4대강 담합 문건이 '작성완료'로 처리됐다가 '작성중'으로 바뀌어 은폐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내가 사건 기록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완료 표현이 있어서 '이건 예의가 아니지 않냐'고 (담당 직원에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은 "야당에서 4대강 사업 담합 문제 처리를 지연한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 같은데 공정위원장이 왜 시원하게 대답을 안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문제가 없다. 나도 답답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공정위 내부 문건에서 지난해 2월 4대강 사업 담합 조사를 완료했는데도 청와대와 협의, 사건을 늦게 처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2월 14일 내부 문건에서는 '작성완료'라고 쓰여있다가 다음날 문건에는 '작성중'으로 바뀌었으며 '청와대와 사전 협의 필요'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