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 전 국장, 억울함 호소…"국정조사 필요"
11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가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파동으로 사실상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안 전 국세청 국장과의 간담회를 마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권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세청 국정감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야권 기재위 간사인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오늘 국세청 추가 국정감사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국정감사를 의도적으로 막은 이현동 국세청장에 대해 국회법 위반혐의로 고발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세청에 대한 추가적인 국정감사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후 국정감사 참관인 자격으로 수송동 국세청 청사를 전격 방문한 안 전 국장 문제로 국세청 국감장은 국회 보좌진과 국세청 직원사이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심지어 국세청에서 5층 국감장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한 것도 모자라 일부 직원들이 벽을 만들어 안 전 국장과 야권 의원들의 진입을 막자 의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80년대 군사정권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야당은 이날 안 전 국장은 증인이 아닌 참관인 자격으로 국정감사장에 들어오도록 강길부 기획재정위원장에게 요청했지만, 강 위원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5층 국감장 앞에 설치된 의원대기실에서 20여분간 안 전 국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에게 국감중단을 선언하면서 몇 가지 의혹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안 전 국장은 이 자리에서 "당시 감찰계장과의 녹취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 때 당시 서울국세청장이었던 이현동 국세청장이 왜 본청 감찰요원을 시켜 사퇴압력을 넣었는지 이유를 묻고 싶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한상률 전 청장이 퇴임한 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양팔을 잡고 감찰관실로 끌고 갔다"며 "여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생각도 하기 싫은 문제"라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이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야권 의원들은 이에 적극적인 동의의사를 밝혀, 향후 이 문제가 국회 국정조사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사건 이후 민주당은 당초 여권과의 협의난항으로 안 전 국장에 대한 증인신청을 포기하기로 한 입장을 바꾸기로 했다.
김현미 의원은 "당초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증인채택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안 전 국장 증인신청을 포기하려고 했으나, 이날 국세청의 대응방식을 보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문제를 이렇게 덮으려고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안 전 국장을 다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