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국세청이 도입한 '밀알정보 시스템'에 대한 거침없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원들에게 강제로 정보수집을 요구, 세원발굴 및 세금추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은 마구잡이, 억지정보만 수집되는 등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밀알정보 시스템이란 지난 2010년 백용호 전 국세청장 재임시절 도입된 제도로 5급 이하 전 국세청 직원을 활용, 일상 업무나 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취득한 세원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도록 했다.
특히 국세청은 구체적인 수집대상 정보도 적시했다.
일상 업무나 생활에서 직원 본인, 가족 등이 직·간접적으로 접한 세원정보를 비롯해 구체적인 증빙이 없더라도 개별업체의 업황이나 관련 인물, 거래처로부터 취득한 업체 내부 정보 및 실제 현장 경험정보, 신뢰도 높은 전문분야 정보 등을 수집해 보고토록 했다.
예를 들어 현금영수증 발급거부, 현금결제 유도, 신용카드위장가맹 등을 포함해 전·월세 비용, 결혼, 장례 등 고액지출 계약 내용이 보고대상 정보다.
일상 생활에서 이뤄지는 모든 금전거래 행위에 대한 정보가 수집대상인 셈이다.
이와 함께 민원상담업무, 현지확인, 조사 과정 등에서 취득한 정보와 퇴직한 직원 등과 만남에서 취득한 개별업체 내부 정보도 샅샅이 보고토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11일 국세청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한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2년 상반기까지 약 2년3개월 동안 40만3000여건의 세원정보가 수집됐고 이 중 33만7900건 정도가 채택됐다. 이는 국세청 직원 1인당(5급이하 약 1만7600명) 1년에 10건 정도의 정보를 제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직원 1인당 월 1건 채택 등 성과평가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마구잡이, 억지 정보 수집이 이뤄졌고 국세청 본청 직원과 4급 이상 간부는 아예 제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직급간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실제로 한 일선 세무서 직원은 '대부분 동네 김밥집, 약국, 호프집 등이 (정보의)출처이고 정보 또한 3, 4개 정도의 '단골메뉴'를 반복,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며 "채택된 정보 중 14만여건 도 세수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은 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취지는 좋았지만 실적 우선주의로 성과도 없이 직원들의 업무과중만 초래하는, 전시행정에 불과한 '밀알정보 프로젝트'는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