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제민주화 갈등 2라운드? 김종인 "안종범·강석훈 빼 달라"

현재 안·강 비서실 발령 난 상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 내 경제민주화 갈등이 다른 국면으로 전개될 모양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위원회 내 실무추진단을 이끄는 안종범, 강석훈 의원을 위원회에서 빼줄 것을 박 후보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이 경제민주화 법안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에 두 의원은 15일 현재 비서실로 발령이 난 상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개혁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두 의원이 계속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해 '이들 때문에 경제민주화 정책이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이들을 위원회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은 그동안 경제민주화 관련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오면서 이한구 원내대표와 입장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후보가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공약위원회로 의원들을 재배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공약위원회는 지난 11일 박 후보가 중앙선대위 인선을 발표하며 추가한 것으로 공약전체를 총괄하는 국민행복추진위가 올린 공약을 자신이 직접 한 번 더 검토해 거르는 기구다.

앞서 김 위원장은 공약위원회에 대해 "후보가 공약위를 신설해 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가 공약위에 대해 후보와 나, 행추위(행복추진위) 부위원장인 진영 정책위의장이 함께 마지막 논의를 하는 기구라고 하던데 행추위 안을 보고 후보가 결재하면 되지 왜 공약위를 만드느냐. 이는 주변 측근들이 개입할 여지를 열어 두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주변 측근들의 개입할 여지'를 두는 공약위원회에 경제통인 안종범, 강석훈 의원이 합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약위원회 위원은 행복추진위원회 위원들로 재배치하지 않기로 결정된 상태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 측은 두 의원이 공약위원회 재배치는 힘들더라도 비서실에서 경제민주화 반대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 후보와 경제민주화 추진을 두고 '담판'을 벌이며 당무 중단에서 '복귀'를 선언했던 김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경우, 경제민주화 갈등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종범, 강석훈 의원은 그동안 경제민주화를 좌초시키려고 해왔다"며 "경제민주화 '반대파'였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공약위 재배치에 대해서는 "국민행복추진위에 있던 위원들은 재배치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어렵겠지만 비서실에서 계속 좌초시키려고 할 것"이라며 "그동안 이들이 대두되지 않은 것은 표정관리하고 암약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 측은 "이들이 공약위든 비서실이든 최종적으로 안을 변경시키거나 묵살할 수도 있어 이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강의원측은 김 위원장에 대해 "김 위원장 입맛에 두 의원이 안 맞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느냐"며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을 그동안 두 분이서 맡아오다 경선과정에서 김종인 위원장에게 흡수됐고, 이제 행복추진위에 전권이 쥐어 진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관련해 대-중소기업의 불공정이나 골목상권 침해 등 강력한 의지가 있는데 경제민주화 의지가 없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 측의 안·강의원 '비토'로 인해 박 후보 역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박 후보가 이들을 완전히 배제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를 둘러싼 경제통들 중 핵심인 ‘위스콘신 4인방’(최경환, 유승민, 안종범, 강석훈)에 포함된다. 안 의원의 경우,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지난 2007년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정책에 참여하는 등 핵심 측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