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을 즐긴 애플이 돈을 들여서 신문·잡지와 자사 홈페이지에 삼성전자 광고를 실어야 할 우스운 처지에 놓였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영국 항소법원이 삼성전자가 제기한 디자인 비침해 확인 소송의 1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애플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8일 보도했다.
1심 법원은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판결을 통해 삼성의 갤럭시탭이 애플의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면서 애플의 홈페이지에 그 사실을 공지하도록 판결했었다.
판결 직후 애플이 항소를 통해 광고시기를 항소심 판결 때까지 유예해 달라고 법원에 낸 요청이 받아들여져 집행이 보류되어 왔다. 이번 항소법원에 의해 항소가 기각됨에 따라 애플은 7일 내인 25일까지 영국의 주요 신문과 잡지에 해당 내용을 광고하고 영국 애플의 홈페이지에도 1개월간 같은 내용을 공지해야 한다.
자사 홈페이지에 경쟁사와의 소송 패소 결과를 게시하는 것은 유례가 드문 일로 소송을 좋아하다가 망신을 톡톡히 당하게 생겼다.
특히 양사가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지적재산권을 놓고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 상대방인 삼성의 주장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해야하는 곤혹스런 처지가 되었다.
지난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은 호주와 독일 등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았으나 호주에서는 항소심을 통해 이를 뒤집었고 독일에서도 디자인을 수정해 법원의 비침해 판단을 받아냈다.
미국에서도조차 갤럭시 탭에 대해서는 배심원들이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삼성은 태블릿PC의 디자인 특허침해와 관련해서는 애플에 모두 승리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항소심 기각과 관련 "영국 법원의 결정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의 정당성을 재확인해준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