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사진 = 김용진 가지)
"'노무현의 은혜 갚기', '민주당 김지태씨 비호'가 근본원인"
고 김지태씨 '부정축재자' 강조, 사법부·진실과거사위 '강압성' 판단 인정 안 해
새누리당이 22일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 모태인 부일장학회의 고 김지태씨를 '부정축재자'로, 또 '친일 행적'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일장학회 장학생이라는 점을 언급, 노 전 대통령과 김지태씨의 인연까지 내세우며 '노무현의 은혜 갚기', '민주당의 김지태 비호'를 정수장학회 논란의 근본원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1935년부터 1962년까지 김지태씨와 관련, 동양척식주식회사 입사, 세금포탈 혐의, 뇌물제공 혐의 등 부정적 행적이 다 보도됐다"면서 "그럼에도 그분의 행적에 대해 민주당이 '우리 정체성과 같다'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저는 오늘부터 정치판에서 자취를 감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단장은 김지태씨의 1971년 신문 인터뷰와 1976년 본인의 자서전 내용을 언급하며 "부산일보 재산을 나라에 바쳐 부의 사회 환원을 했다거나 부일장학회는 영원할 것이므로 (헌납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적고 있다"며 김 씨 본인의 의지에 따른 '헌납'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새누리당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서해북방한계선(NLL)'의혹과 관련해서는 "NLL(북방한계선) 문제는 현재이자 대한민국 미래에 관련된 것으로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재산과 생명이 관련된 문제지만 수 십년을 거슬러 가는 장학회 문제는 국민 중에 누가 피해를, 손해를 입느냐"고 항변했다.
이와 함께 이 단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지태씨의 인연을 들먹이지 않을 수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은 중학교 시절 부일장학금 혜택을 받았고 변호사 시절에 김지태씨와 관련된 100억원 대가 넘는 소송에 참여했다는 인연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 김지태씨의 부정축재와 친일행적을 부각시켜 '강압'에 의한 헌납이 아님을 역설하려는 것으로 사실상 사법부의 판단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결론을 부정하는 듯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또한,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이 주요 핵심인 정수장학회 논란을 노 전 대통령의 문제로 전환시켜 비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서명 논평을 통해 "정수장학회 정치쟁점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은혜 갚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전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50년 전 김지태 전 삼화그룹 대표의 부일장학회 사회 환원 문제를 어떻게든 정치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고 있다"며 "이는 중학생 시절 부일장학회 장학생이었던 노 전 대통령의 김 대표에 대한 은혜 갚기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1988년 10월 동료의원 13명과 함께 부일장학회 반환 청원을 국회에 소개했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국가정보원 과거사위원회 등을 앞세워 부일장학회 후신인 정수장학회를 집요하게 흔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노 전 대통령 스스로도 '그 분(김지태) 덕에 내가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은 즉각 논평을 통해 이정현 공보단장을 겨냥, "느닷없는 경호실장 노릇을 비판한다"며 "당과 측근이 아니라 박 후보가 직접 발언해야 한다. 국민은 무대에 선 배우보다 오징어 땅콩 파는 사람의 목소리가 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박용진 대변인은 "오늘 이정현 공보단장의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지태 씨와 민주당을 억지로 엮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이 왜 강압과 부당한 방법으로 남의 재산을 강탈하고 그 위에서 온갖 혜택을 누렸느냐고 묻자 느닷없이 이정현 공보단장이 너도 한패냐고 윽박지르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사람도 아닌 강압적으로 뺏은 사람의 딸이자 그 장물 위에 앉아 온갖 편익을 누렸던 박근혜 후보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데 새누리당은 김지태 씨의 행적을 문제 삼아 박근혜 후보의 책임을 감추려하고 강압적 재산탈취라는 쿠데타 세력들의 불법행위마저 옹호하려고 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