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권력자들, '권력기관 중립성' 의지 달라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3일 "참여정부 때는 권력기관들에 대해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정권(유지) 목적으로 권력기관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의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산다미아노에서 열린 '권력기관 바로세우기 정책발표회 및 간담회'를 통해" "권력기관에 자율성을 주면 자연스럽게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리라 생각했다"고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권력자들의 의지가 달라지니까 그런 노력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이를 보니, 단순히 정권이 권력기관을 간섭하지 않고 보장해준다는 차원을 넘어,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 중립성을) 지속할 법제도적 장치를 확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20여명의 사람들은 문 후보에게 자신이 공익제보를 한 후, 권력기관 혹은 사측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용환 공익제보자모임 대표는 자신이 적십자사의 감염혈액 유통을 고발해 불이익을 받았던 일을 거론하며 "김대중 정부 시절 부패방지위원회가 설치됐지만 이제는 국민권익위로 바뀌었고 이에 더해 현재는 대통령 산하 기관으로 바꾸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대표는 "(부패방지위 덕분에) 반부패 문화가 확산이 되고 잠재적 제보자가 용기를 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될 수 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급식비리를 고발했다 교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김형태 현 서울시 교육위원은 "양심에 따라 올바른 일을 하고도 공익제보자들이 고통 속에 산다. 소송하느라 진을 뺀다"며 "우울증을 극복하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2009년 어이없게 파면당하고 분신자살을 계획했었다"며 "하지만 그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사람들이 '대통령이 죽어도 세상이 안 바뀌는데 당신이 죽으면 개죽음'이라는 말을 해 힘을 내서 1인 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문 후보는 "어떠한 권력이나 이득이 굴하지 않고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공익을 위해 애쓰신 분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며 "인권위나 권익위가 (제보자를 보호하고) 사측에 시정 요구를 해도 실효성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시정 요구를) 강제할 수 있다"며 "이를 제도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가권력이 권력을 남용하고 나아가선 권력을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돼선 안된다"며 "검찰과 정치권력 간에 유착하면서 특권을 나누는 거대한 카르텔을 반드시 격파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검사가 자신의 기소에 책임지는 인사시스템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경찰 수사권 독립 ▲법무부, 검사 출신 장악 해소 ▲법무부의 행정업무 전문화 ▲법무부 국장급 이상 순환보직 금지 ▲행정부 검사 파견제도 전면 재검토 ▲중앙수사부 직접 수사 폐지 ▲검찰의 청와대 파견 금지 등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의 검경 개혁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