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좌측),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후보. (사진 = 김용진 기자)
연말 대선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3인의 정책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검찰개혁 방안을 내놨다. 박근혜 후보측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검찰개혁안으로 특별감찰관제를 들고 나왔다.
또 박근혜 후보는 지난 19일 경찰공약을 발표한 자리에서 검·경간 수사권 분리에 대한 방안을 내놨다. 안철수 후보는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대선 일정을 소화하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세 후보 모두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 제한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구체적 해법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검찰개혁 방안을 비교해 봤다.
◇ 문재인…중수부 직접수사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 문 재인 후보는 23일 서울 중구의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산다미아노에서 열린 '권력기관 바로세우기 정책발표회 및 간담회'에서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날 문 후보는 검찰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검사가 자신의 기소에 책임지는 인사시스템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법무부, 검사 출신 장악 해소 ▲법무부의 행정업무 전문화 ▲법무부 국장급 이상 순환보직 금지 ▲행정부 검사 파견제도 전면 재검토 ▲중앙수사부 직접 수사 폐지 ▲검찰의 청와대 파견 금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검찰과 경찰의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방안도 내놨다.
그는 지난 19일 동묘파출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은 기본적으로 서로 분리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경찰의 사기 진작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분리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검찰에 집중된 권한 분산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보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박근혜…특별감찰관제, 상설특별검사제 =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검찰개혁안으로 특별감찰관제 및 상설특검제 연계 방안을 내놨다.
대통령의 친인척과 권력 실세들의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 특검을 상설화해 특별감찰관의 고발사건을 다루도록 하는 방안이다.
3년 임기의 특별감찰관에게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의 감찰을 위한 실질적인 조사권을 부여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지난 19일 '경찰제도' 강화방안을 발표한 자리에서 예민한 문제인 검·경수사권 분리에 대해서 '검·경간 협의를 통한 합리적 수사권 분점 추진'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 간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른 합리적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서 우선, 검·경 협의를 하여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 배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경찰간 첨예한 사안인 만큼 검·경수사권을 명확하게 분리, 조정하기보다는 '협의'을 통한 '배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안철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꼽았다. 안 후보는 지난 7일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공화국에 정의는 없다"며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검찰이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의 상설특검 도입 방안을 강하게 반박한 것을 두고는 "이래서 검찰개혁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도 공무원인데 그렇게 가장 내용이 약한 여당의 대선 공약을 반박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며 "책(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대로 검찰개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고위공직비리수사처 신설 의사를 밝혔었다.
한편, 이같은 대선 후보들의 검찰개혁방안에 대해 검찰은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은 지난 17일 '안대희 위원장 발언 관련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안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특별감찰관제와 소위 기구 특검의 상설특검제가 연계될 경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이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결과가 되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낭비적, 비합리적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