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무마용으로 2000만원을 전달한 이우헌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이 청와대의 외압으로 선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은 24일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이 밝힌 유통사업본부장 선발기준은 '유통사업 경영전문가', '경영혁신 능력자', '관련분야 전문가', '경영성과 기대자' 등인데, 이우헌 본부장은 기준에 맞는 경영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우헌 본부장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돈을 전달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29일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 선발에 합격했다"며 "돈을 전달한 시점과 합격 시점이 교묘하게 맞물리는데다 자필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도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구속기소된 이영호 전 비서관과 포항 구룡포중학교 동기이며, 자기소개서에도 '구룡포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써 구룡포 출신이란 것을 강조했다.
특히 그가 제출한 자필 이력서에는 어학능력 점수는 아예 없으며 연구 및 과제수행 주요 업적, 관련 분야 논문, 관련분야 특허, 국제화 활동사항 등이 전부 빈칸으로 돼 있었다.
박 의원은 "공기업 본부장급에 지원하는 인사가 부실 이력서를 제출한 흔적이 역력할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에 대놓고 본인 스스로 '유통관련 분야는 제게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적어 이 분야에 문외한임을 자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본부장은 당시 유통 분야 출신을 포함한 4명의 지원자 가운데 14단계의 복잡한 선발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며 "현 코레일 본부장 선발 과정상 권력실세의 외압 없이 이 분야에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선발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이 본부장이 불법 자금 전달 역할을 한 뒤에 수차례 검찰조사를 받았는데도 코레일측에서 아무런 자체 감사나 문책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더 증폭되고 있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우헌 본부장 선발과정에 청와대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검증을 거칠 필요가 있다"며 "작은 의혹이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