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트리클 다운(낙수효과) 증거도 효과도 없다"
감세를 통해 경제가 선순환 될 수 있다는 이른바 '트리클 다운(낙수효과)'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여당 인사가 '쓴소리'를 했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는 추가감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트리클 다운을 계속 주장했는데, 이는 증거도 없고, 효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감세니 뭐니 해서 트리클 다운을 통해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도 결국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회에서 바꿀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소득세법을 개정한 것도 이런 논의를 통해 결정된 것 아니냐"며 정부가 증세기조로 돌아설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 의원은 "마지막 국감이니까 장관님에게 평소에 드리고 싶었던 얘기를 하겠다"며 운을 뗀 뒤,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어제 강만수 전 장관이 출석해서 감세론을 주장한 것도 결국 그런 취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감세정책 기조 이어가는 것은) 장관님이나 강만수 전 장관이 대부분 교수, 변호사, 국회의원 등 가진 사람만 만나고 산다. 그러니깐 서민들의 생활을 사실상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용통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업률, 취업자 수가 전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지역구 주민 만나면 표 달라하기 미안할 정도로 다들 힘들게 산다. 그런데 장관님은 실업률 줄고 지니계수 개선됐다면서 실상을 모르는 답답한 소리를 한다"며 "동네가면 집집마다 30~40대 노는 아들들이 있는데 이들은 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힌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세보다는 중산층 소득을 늘려주고 이들의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EITC(근로장려세제) 수급기준을 더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 의원은 6000만원 이하인 근로장려금 수급기준을 폐지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박재완 장관은 "(감세론 등) 진정성을 가지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다만 근로장려세제의 경우 저소득근로자가 잘 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단계적으로 확대 중이지만, 재정사정을 감안할 때 단계적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EITC 제도를 추가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