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0만8999명, 책임자 "해당 사항 없어"
지난해 시작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27조원대의 피해를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20개 넘는 저축은행들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정부가 보상한 5000만원 이하의 예금에는 공적 자금 등이 투입됐고, 5000만원 초과 예금과 후(後)순위채(변제 순위가 늦은 채권) 투자액을 합하면 26조6711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들었다.
5000만원을 초과한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는 10만8999명으로 나타났다.
민병두 의원(민주통합당)은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금융 당국 관계자가 감독 실패를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난 일이 없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민 의원은 "피해액이 27조원, 피해자가 11만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사태인데, 행정적 책임을 진 사람이 없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저축은행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도 있지만, 금융 당국의 책임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인데, 이와 관련 형사처벌이 내려진 일은 있지만, 금융 당국의 제재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 측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해 검찰 고발 등 제재 건수는 2006년 78명에서 80명(2007년), 73명(2008년), 12명(2009년), 30명(2010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2007년 53조2000억원에서 2009년 86조원으로 62% 급증한 상황에서도 금융감독원은 검사 인력을 줄이고, 제재를 미흡하게 해 문제를 키웠다.
특히 검찰 조사 과정에서 금융 당국과 피감 기관 사이에 유착이나 뇌물 수수 등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저축은행 부실 여지가 추가로 생길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어갔는데, 1차적으로 금융권이 부담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일부를 부담했는데, 재정이 더 들어갈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