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한상률 소득세 과장은 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납세련 창립 2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 「세정개혁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세무조사 결과 추징세액이 전혀 없는 무실적 비율은 10년 전 통계이긴 하지만 미국 55%, 독일 45%, 일본 20%인 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0%"라고 밝혔다.
한 과장은 그러나 "현재 세무조사 인력이나 예산 부족으로 우리나라 세무조사 비율은 1%에 머물고 있다"며 "세무조사 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행정비용을 커버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참여연대의 하승수 변호사는 "과세자료 인프라 구축을 통해 쉽게 (인프라에) 포섭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하다"며 "일부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세무조사를 제외하고는 대상을 객관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지금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세무조사 규정을 법제화 해 대원칙을 명시하는 것"이라며 "세부적 내용은 행정 규정에서 해결하는 동시에 행정부와 입법부를 통해 검증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또 "우리나라 세무조사는 일반조사와 조세범칙조사와의 구분이 모호하며 따라서 탈루혐의가 있는 경우 형사상 강제절차나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조세범칙조사를 실시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상헌 한국외대 교수는 "세무조사에 대해 일반 납세자들이 얼마나 공정하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며 "대부분의 세무조사는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언론의 주목을 받는 몇 몇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공정치 못하기 때문에 결국 일반 납세자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세무조사 대상자의 선정의 공정성 제고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던 김종식 박사는 "우리나라 세무조사는 사전납세지도에 의한 성실납부 유도보다는 사후 세무조사를 통해 세금을 징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세무조사가 성실한 신고납세의 담보라는 본래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세무조사 실시 전에 조사 대상자에게 납세액 및 경정 등의 통지와 이유에 대한 내역과 납부세액, 연체이자, 가산세, 가산금 등에 대한 산정근거에 대해 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임향순 세무사회 회장은 "아직도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되면 재수 없게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산분석을 통한 대상 선정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수동분석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용섭 세제실장을 비롯해 장 춘 개인납세국장, 한상률 소득세 과장, 참여연대의 하승수 변호사, 임향순 세무사회 회장, 김익래 안진회계법인 회장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