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9000억원 규모의 탈세가 자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동(銅) 스크랩 거래의 부정을 막기 위해 금(金) 거래처럼 매입자가 부가가치세를 직접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동 스크랩 수집 도매상이 동을 납품하고, 부가세가 포함된 대금을 받은 뒤 국세청에 매출신고도 없이 폐업해 세금 탈루했던 것을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5년 동안 약 2조원의 세수 증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한 해 동안 전선, 동파이프 등 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20만톤의 연료를 고물상 및 자원재생센터 등에서 수집해 사용한다"며 "국내 수집분 20만톤 가운데 절반인 10만톤, 매출액 기준 9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에서 탈세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탈세한 동 스크랩 도매상도 문제지만 이들과 거래한 동 제품 생산자들이 받게 되는 불이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부 동 스크랩 도매상들이 동 제품 생산자에게 연료를 공급 후 부가세가 포함된 대금을 받았음에도 부가가치세 매출신고를 하지 않고 폐업해 버리는 방법으로 탈세를 자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도매상과 거래한 동 제품 생산자들이 국세청에 매입세액공제 신청을 했으나 매출세액 신고자료가 없어 국세청은 무자료 거래로 판단했다"며 "오히려 국세청은 부당하게 환급을 받으려 했다는 의심에 세무조사까지 하는 억울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부가가치세의 과세체계의 정상화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동 스크랩 거래 시 매출자가 매입자로부터 부가세를 받아 납부하지 말고, 매입자가 부가세를 직접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실행된다면 상당량의 세수증대가 예상된다.
특히 현재 국회에 제출된 의원입법 조특법 개정안 중 유일하게 재정수입이 증대되는 법안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김 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앞으로 5년 동안 연간 4070억원, 총 2조349억원의 세수입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10월 서울·중부지방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동 스크랩 조합 스스로 국세청에 공문을 보내 5년간 9000억원 규모의 탈세가 이뤄진다고 민원을 제기했는데, 지방청이 탈세 규모 파악 또는 사례 수집이 미흡하다면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