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여명에 불과한 작은 조직이지만,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과세당국의 세금부과에서 비롯된 납세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고, 과세당국의 잘못된 판단이 있는 경우 이를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심판원에서 심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조세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은 기본이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판단력과 중립성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판사'나 다름없는 역할을 수행하는 심판원 상임심판관들에게는 더욱 고차원적인 전문지식과 냉철한 판단력, 엄정한 중립적 시각을 지녀야 한다. 이들의 시각이 흔들릴 경우 곧바로 좋지 않은 결과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판업무와 관련해 올곧은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현행법이 심판원 심판관 자격기준을 정해놓은 것도 이 때문인 측면이 크다. 현재 심판원에 근무하고 있는 6명의 심판관들은 모두 자격기준을 채운 베테랑들이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 중 베테랑은 박종성 상임심판관(사진)이다.
박 심판관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조세분야, 특히 심판원에서 보낸 인물. '희소성'이 뚜렷한 조세심판 전문가 중 전문가로 꼽힌다. 공직사회에서 한 우물만 내리 판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인 박 심판관은 사무관 시절부터 국세심판원(현 조세심판원)과 인연을 맺었다. 헌법재판소, 한국국제조세교육센터 등 2, 3년 가량의 외부파견 근무기간을 제외하면 근 20년 가까이를 심판원의 역사와 함께 한 것.
박 심판관은 능력도 능력이지만, '성실함'을 갖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조용하고 합리적인 성품,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익숙하지가 않은(?) 인물이라고. 그만큼 자신과 함께 일하는 상하동료들을 빛내게 해주는 데에 더 신경을 쓴다고.
그를 잘 아는 동료직원들은 그래서 박 심판관은 '적(敵)'이 없는 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의 성품이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든 것이라는 평가.
심판원 업무와 관련해 박 심판관은 말 그대로 '통'이다. 사무관 시절부터 심판원 업무에 몸담았고, 심판원 조사관(과장급) 및 행정실장을 거쳐 상임심판관까지 올랐기 때문에 심판원의 업무 전반을 모두 꿰뚫고 있다.
특히 박 심판관은 '듣기'를 중시하는 업무스타일이라고.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자칫 독단적 업무스타일로 굳어질 소지도 있지만, 박 심판관은 사건을 담당한 사무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최대한 합리적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그와 함께 일해 본 한 부하직원은 "심판업무와 관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해 결정의 방향을 정하는 민주적인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심판관은 다소 과묵한 성품이지만 인간관계를 소극적으로 맺는 인물형은 아니라는 평가. 직원들과의 회식자리 때도 대접받기보다는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분위기'를 맞춰 주곤 한다고.
이에 박 심판관에 대한 심판원 내외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오랫동안 한 조직에서 '롱런'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박 심판관은 명실상부한 심판원의 '무게중심' 역할을 해 내며, 쉽지 않은 일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약력]
▲1956년 ▲전북 옥구 ▲군산동고-서울대 역사학과,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행시 25회
▲국세심판원 조사관실·행정실, 재정경제부 세제실, 헌법재판소 파견, 한국국제조세교육센터, 국세심판원 조사관, 조세심판원 행정실장,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