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복지, 재원 마련위해 '보편증세' 논의돼야"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 포럼 개최…"증세 불가피, 국민적 설득 나서야"

대선 최대 어젠다인 '경제민주화-복지'와 관련, 피할 수 없는 증세에 대해 '국민적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은 7일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의 실현을 위한 조세제도의 개혁방안'이라는 주제의 포럼을 개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시대적 요구로 떠오른 경제민주화·복지사회 실현에 있어 '증세'를 비롯한 조세제도 개혁을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는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민주통합당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재술 딜로이트 총괄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포럼 인사말에서 "대선 정책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각 후보들이 제시했는데 이는 양극화 해소에 대한 시대적 요구"라며 "하지만 이상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한다. 증세에 대해 정치권에서 표심 때문에 솔직한 이야기를 피하는 것 같다"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 대표이사는 "부자증세만 가지고 복지사회 건설은 안 되고 국민에게 각자 자기 호주머니에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보편적 정책으로 국민 설득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자증세와 함께 중산층도 조세마련에 동참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진실이지만 증세 불가피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복지국가 실현에 대한 솔직한 접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일각에서 경제민주화-복지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지적하는 것에 대해 "냉정히 생각하면 이런 상황(양극화)을 보면 성장도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를 이 정도 이룩하고 정치민주화를 달성한 상황에서 무슨 힘으로 가능했나라고 한다면 그건 '국민의 역동성'"이라며 "재벌과 관료의 유능으로 성장을 이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역동성이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와서 지나치게 과거 70년대 사고로 성장만능주의로 가서 오늘날 양극화를 초래했고, 양극화가 심화되면 사회 분열로 한국의 효율성을 파괴 시킬 것"이라고 경제민주화-복지가 시대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복지는 극한적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자고 논의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단호하게 추진하지 못하면 한국 상황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세제도 개혁에 관해서는 "과연 복지가 증세 없이 가능하냐고 상식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정부의 세출, 세입을 조율해서 세제분배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국민적 증세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세제구조개편에 대해서는 "74년 종합소득세, 77년 부가세를 도입했는데 이제 35년이나 경과됐다"며 "이대로 놔두면 정부 운영이 어렵다. 다음 정부는 예산 구조를 조정하고 세제개혁에 나서야 한다. 누더기처럼 엉켜있는 세제를 정리하고 세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이야기를 정치권이 충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는데 이게 정치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실현을 위한 조세제도개혁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아젠다"라며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회계법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이사가 주장한 중산층의 복지재원 마련 동참에 대해 "매우 타당하면서도 정치인이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복지마련에서 세금 문제를 어떻게 할지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참여정부는 복지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조세 문제를 다루다 두 마리 토끼를 놓치는 실패의 경험이 있다"며 "조세정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세에 대해 국민적 합의도 중요하지만 우리사회 경제 체제에서 제대로 걷히지 않는 세금을 걷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의 철저한 세금회수 시스템 사례를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회계법인 투명성이 강해지면 그 나라의 경제민주화와 경제투명성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오늘 얻어진 결론과 회계법인 역할에서 조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