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인세율을 인상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상당수 국내 중소기업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전국 소재 중소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 개정안에 대해 응답기업의 86.3%가 반대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5% 또는 30%로 인상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민주통합당은 당론 차원에서 법인세 과세체계를 2억원 이하는 10%, 2∼500억원은 22%, 500억원 초과 25%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을,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 기업에 30%의 세율을 적용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반면 현 정부는 2008년 25%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업 경쟁력 강화 및 투자활성화를 위해 3%p 인하한 바 있다.
중소기업들은 법인세율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로 ▲제품 가격 상승·실질임금 하락 가능성 등에 따른 국민 부담 증가(45.2%) ▲기업 투자의욕 저해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39.8%) ▲세계적인 법인세 인하 흐름에 역행(13.1%) ▲해외자본 유치 불리(1.9%) 등을 차례로 들었다.
또한 응답기업의 77.7%가 이번 정부에 시행한 법인세율 인하, R&D 조세지원 확대 등의 세제개편이 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현 정부의 5년간 세제개편 성과로 응답기업은 법인세율 인하(62.7%)를 가장 많이 꼽았고, R&D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12.3%),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 도입(11.7%), 이월결손금 공제기간 연장(11%) 순으로 답했다.
앞으로 R&D 세제지원 정책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9.3%가 '현행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8%가 R&D세제 개선과제로 '결손기업에 대해 당기 R&D비용의 일정비율을 환급하는 제도 도입'을 들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중소기업 R&D 활동에 대해 해당연도에 발생한 R&D비용의 25%를 세액공제해주고 있으나 R&D투자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당기 세액공제 혜택은 받을 수 없고 5년간 이월공제만 허용된다.
조사에 응한 중소기업들은 앞으로 국내 조세정책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으로 ▲세제 간소화(34.7%) ▲세원투명성 제고(34%)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20.3%) ▲경영환경 예측가능성 제고(11%) 등을 차례로 답했다.
대한상의는 "법인세율 인상으로 사회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주장과 달리 법인세 인상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큰 부담이 된다"며 "법인세 중심의 세수 확보는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법인세를 올려 기업의 투자활력을 저해하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