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개편 '뜨거운 감자' 부상
금융정책과 감독기능 분리 목소리 높아
대선을 코 앞에 두고 금융권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금융위원회 등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개편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7년말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가 통합되며 무소불위의 금융권력을 휘둘러 오던 금융위원회가 분리·해체의 타깃이 된 것이다.
일단 대선 후보 빅3로 불리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금융위 기능의 분리쪽에 무게 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우선 빅3 중 가장 먼저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사람은 안철수 후보다.
지난 4일 안 후보 측 경제민주화포럼의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발표하며, 금융감독 유관기관 및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금융안정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보내고 금융감독 업무는 금융감독원으로 이관하되 금감원을 분리해 금융건전성감독원과 금융시장감독원을 신설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이는 사실상 현재의 금융위의 해체를 의미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는 금융안정위원회가 금융시장감독원, 금융건전성감독원,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 위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을 협조하게 하는 옥상옥 구조와 금감원을 분리한 쌍봉형 모델이 새로운 관치금융의 모델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기본 방향은 틀려 보이지 않는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6일 한국금융연구센터가 '금융 감독 개편'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 참가해 문재인 대선후보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과 관련 "정책과 감독기능은 분리돼야 한다는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현재 금융정책과 감독 모두를 손 안에 움켜쥔 금융위의 분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후보는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등을 합쳐 금융부를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여당 내에서도 금융위의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한국경제학회의 주최로 7일 오후에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금융감독체계' 심포지엄에서도 금융위의 권력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자로 나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고려대 교수)는 개편방향에서 관치금융의 우려가 큰 금융위는 해체해 국내금융정책기능은 재정경제부의 국제금융정책기능과 통합하고, 감독당국들 간 유기적 협조를 강화하고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안정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 회장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능은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의 기능 강화를 통해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할 예정이다.
또 한명의 발표자인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금융정책과 금융감독기능의 분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교수는 금융정책과 금융감독기능을 분리한 뒤 금융감독기구를 단일 기구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금융감독기능이 금융위와 금감원에 분산된 현행 체계는 규제 중복에 따른 금융회사나 금융소비자의 혼란 등 문제점이 크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 중립성 확보를 위해 공익적 비영리법인(영조물법인) 형태가 타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