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감독 체계의 개편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희망하는 시나리오가 한가지 안(案)으로 좁혀졌다.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및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을 합쳐, 하나의 금융 행정 부처(가칭 금융부)로 키우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선 후보(새누리당)가 제시한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가장 일치하는 내용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7일 기자들을 만나 "현행 금융 감독 체계는 위기 시 대응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과 국제금융이 분리된 것이 예상치 못한 해외 충격에 어려움을 겪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부'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날 그는 "금융부가 하나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지만, 방법론을 논할 입장은 아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금융 감독의 시스템에 있어 현행 체계가 유지되는 것인데, 금융위원회가 국내의 금융 감독을 총괄하되, 금융감독원에 금융업 감독권을 위임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감독 기능의 이관은 헌법에 맞게 해야 한다. 금융회사 감독권이 공권력의 영역이고 공무원이 행사할 수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에는 (금융위원회의)특별한 관리 하에 행정권을 위임할 수 있도록 법에서 허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현행 체계를 설명한 것으로, 금융감독원 입장에서 감독권을 위임받아 금융회사의 검사와 감독을 집행하는 구조여서 내부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의 시나리오는 금감원 입장에서 업무 하청을 받는 구조이다. 그동안 금감원 직원들은 현행 시스템에 반발해왔다"라고 밝혔다.
일부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과거 수년 동안 금융위원회와의 통합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 경우 정부(금융위원회)와 민간 기관(금융감독원)의 통합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위원회에는 조직 내 갈등이 수반되고, 금융감독원은 직급 및 연봉의 하향 평준이 불가피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잦은 정부조직법 개편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미국의 재무부는 223년 동안 이름이 안 바뀌었는데, 정권 교체 때마다 정부 조직이 개편되는 우리 모습과는 사뭇 대조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과 일부 학계에서 논의 중인 금융위 해체 후 재정부로 흡수는 금융위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금융부가 무산될 경우 현상 유지가 (금융위의)차선책이 될 것이다"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