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이 현행 금융 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한국금융연구센터가 '금융 감독 개편'을 주제로 6일 심포지엄을 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금융 감독 개편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부각됐다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신드롬이 아니라 시대적인 과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수차례 금융 감독 개편이 이뤄졌는데, 현행 구조는 금융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한 반면에 소비자 보호 등에 미흡했다"며 "파생 상품 투자로 700개 기업이 3조원의 금전 피해를 입은 것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견제 장치의 미비는 (금융 당국의)신뢰와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금융 당국의)책임이 확보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정치권이 논의 중인 여러 가지 금융 감독 개편의 안(案)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 감독 체계는 금융 행정 체계의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말문을 연 뒤, "경제정책, 예산, 세제, 금융 4가지 분야를 다 통합하거나 두 개씩 나누거나 하나만 떼어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시도돼왔다"며 "앞으로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의 문제이지, 운영을 잘 하면 개편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행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과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으로 분리돼있는 정책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금융부'(가칭)를 설립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방법론을 논할 입장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시장의 패러다임에 대비할 우리 금융 산업의 미래가 정해진다"며 "정부와 학계, 정치권이 사명감을 갖고 이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