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사진 = 김용진 기자)
민주당 '걸레'로까지 빗대…당 일각 "단일화 타개할 카드가 없다" 한 숨
새누리당이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지자, '문-안 단일화 때리기'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민주통합당을 "걸레"라고까지 빗대 비난하고 나선 것.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새누리당의 단일화 '공포'가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걸레 빨아서 행주로 쓰려고 하는가"라고 일갈했다.
전 부대변인은 안 후보를 겨냥, "그동안 야권 후보 야합보다는 정치쇄신이 먼저라느니,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고 스스로 새로운 정치인임을 자처했다"며 "민주통합당의 구태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수권 능력마저 상실한 정당임은 대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 정당하고 손을 잡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이 안철수 식 정치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안 단일화'에 대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밀실 야합을 하면서 '신당 창당'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안 후보는 '11·6 밀실 회동'에서 대선 후 신당 창당을 포함한 두 세력 간 연대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안철수 후보가 그토록 외쳤던 정치 쇄신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 부대변인은 거듭 안 후보를 겨냥하며 "정치쇄신책의 하나로 중앙당 폐지를 제시했는데, 정치쇄신안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뒷전에선 딴 말을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지 50일 된 정치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노회함"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날선 비난은 '문-안 단일화 합의'가 전날(6일) 예상보다 높은 차원에서 이뤄지면서 더욱 심해졌다. '밀실야합', '정치공학적 술수', '정치포기', '폐족 부활의 암흑 시대', '대한민국 최대 위기' 등의 원색적 표현들이 난무했다.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리스가 망하는 데 30년이 걸렸는데 우리는 10년이면 족하다. 더욱이 북한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까지 동원해 우리 사회를 교란·분열시키고 있는데 사이버부대만 3만명이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5천년 민족중흥이 여기서 끝날지 아니면 계속될 지 갈림길에 섰다"고 '민족의 쇠망'까지 거론했다.
황우여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일화는 야권의 궁여지책이자 충분히 예상됐던 정치 공학적 술수"라면서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을 한낱 정치놀음으로 전락시키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힐난했고, 정우택 최고위원은 "안 후보로의 단일화시 제1야당은 '시일야방성통곡'에 결국 사망선고에까지 이를 것"이라면서 "폐족 부활의 암흑시대가 다가올 지, 실패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의 악몽을 되살리게 될 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이러한 새누리당의 '극렬한' 반응에 당 내부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단일화를 예상했는데도 그렇게 비난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상대방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 놓고 너무 심한 말이 나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다른 캠프 관계자 역시 "안 후보로 단일화 시 새누리당의 중도표 흡수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그러나 탄탄한 조직을 갖춘 문 후보가 안풍(安風)까지 등에 업을 경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박 후보의 강점을 알려도 모자를 판에 계속 이슈를 저쪽에 뺏기니 그런 거 같다"며 "인혁당이나 정수장학회, NLL 의혹 등에서 실기(失機)를 많이 해서 '무조건 때리기'로 나선 건지, 당이 후보를 안 도와주고 있다. '단일화'를 타개할 카드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무차별적 비난에 민주통합당과 안 후보 측은 즉각 논평을 통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단일화를 이벤트라 말하고 범죄행위라고 말하는 세력은 대한민국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밖에 없다"며 "이는 단일화를 바라는 국민을 깔보는 행위다. 패배를 직감한 절망의 표현이고, 국민과 민심의 거센 파도에 맞서겠다는 허무한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안 후보 캠프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새누리당을 겨냥, "두려움을 느낀 억지주장의 목소리"라며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이 권위주의적이고 사당화된 모습을 혁신하는 게 국민을 위한 길이다.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우리의 연대 흐름을 비난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