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교과부, 학교 CCTV 설치 기준 마련하라"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학무보들의 걱정이 높아가는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보급한 CCTV의 대다수가 얼굴 식별조차 어려워 안전 대비에 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부는 또 제대로 검토도 없이 1500곳의 유치원에 유아용 로봇 구입비 65억원을 지원했으나, 실제 사용률은 미미해 예산 낭비만 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12일 교육재정 운용실태 감사보고서를 내고 "교과부가 검증도 없이 교육용 로봇을 도입해 미활용하는 등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화면내용을 식별할 수 없는 저화질 CCTV를 설치하여 안전사고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이 서울특별시 등 4개 시도의 학교 1707곳의 1만7471대의 CCTV를 점검한 결과, 교내에 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100만 화소 이상의 CCTV가 필요하지만 96.8%의 카메라가 50만 화소 미만으로 식별이 곤란했다.
또 209곳의 학교에서는 야간 당직실에만 모니터를 설치해 주간에는 즉각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고, 야간수업을 하는 고등학교에 설치된 카메라에 적외선 촬영 기능이 없어 야간사고에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2009년 11월 특별교부금으로 유치원에 교육용 로봇을 보급하는 '유아교육 선진화 기반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육효과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65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감사원이 경상남도교육청 관하 682개 유치원을 표본 점검한 결과, 일선 유치원에서는 로봇의 잦은 고장 및 교사의 업무 가중으로 1학기에 1개월 이상 활용하지 않은 로봇이 431대에 이르는 등 활용실적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로봇 구입 비용을 교사의 급여나 운영비로 집행하거나 다른 유치원에 전시용으로 빌려주는 등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에 감사원은 교과부 장관에게 학교에 설치된 CCTV의 설치·운용 실태를 파악하고 적정 수준의 운용 기준을 마련할 것과 유치원 교육용 로봇 보급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교육현장에서 활용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할 것을 주의 요구했다.
